아이폰7 공식 개통이 시작된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Kt스퀘어 앞에서 시민들이 아이폰7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한형기자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가 지난 21일 국내 출시 이후 주말 이틀동안 20만 대가 개통되는 등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빈자리를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가 정식 출시된 이후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6만 2972건에 달했다. 출시일인 21일 3만6987건, 22일은 2만598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아이폰7 시리즈의 예약판매량은 30만∼4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존 아이폰 모델의 교체 수요에 갤럭시노트7 교환 고객까지 더해지면서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아이폰7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교환을 미루던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최대 수혜자가 애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 구매자 10명중 7명은 단말 지원금보다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만, 요금할인의 수혜는 아이폰으로 집중된다. 보통 단말 지원금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공동 부담하지만 아이폰7 지원금은 애플이 분담하지 않아 금액이 적어서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내 출시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개통 고객의 70∼80%는 지원금 대신 20% 요금할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요금할인을 선택한다. 어떤 가격의 요금제에서도 요금할인이 지원금보다 4배가량 많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5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를 기준으로 하면 총 지원금은 추가 지원금(15%)을 합해 7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24개월 동안 20% 요금할인을 받으면 27만원을 아낄 수 있다.
선택약정으로 불리는 요금할인은 약정 기간 통신비를 할인받는 제도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포함됐다. 지난해 4월 할인율이 12%에서 20%로 올라가면서 가입자가 급증해 지난달초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요금제와 단말 가격이 비쌀수록 지원금보다 요금할인이 유리하다. 갤럭시노트7 역시 요금할인액이 지원금보다 1.5∼2배 많아 가입 고객의 70% 이상이 요금할인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7 시리즈는 대부분의 모델이 100만원을 훌쩍 넘지만, 공시지원금은 3만∼12만원으로 갤럭시노트7과 V2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요금할인과 지원금의 차이가 4배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요금할인 고객이 많을수록 매출에 부담되기 때문이다. 요금할인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큰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유일하게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