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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늦었다' 항의 시민 연행 사건…경찰 "오해에서 빚어진 일"

사건/사고

    '출동 늦었다' 항의 시민 연행 사건…경찰 "오해에서 빚어진 일"

    • 2016-10-24 20:18

    비슷한 내용 신고 2건 잇따라…신고자·출동 경찰관 오해로 연행까지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찰의 지연 출동에 항의한 학교폭력 목격자와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한 사건은 신고자와 목격자, 출동 경찰관 사이의 오해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주 덕진경찰 등에 따르면 신고자 이모(56)씨는 지난 22일 오후 10시 5분께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여중생 5명이 다른 여학생 1명을 몰아세워 욕설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씨는 험한 욕설이 오가는 대화를 듣다가 학교폭력으로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전북경찰청 112상황실은 신고 내용을 신고 지역과 지명이 비슷한 익산시 동산동을 관할하는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에 전달했다.

    경찰이 혼선을 빚은 것은 1초 차이로 이씨가 사건을 목격한 현장 바로 옆에서 '미성년자로 보이는 고1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두 신고를 같은 현장에서 신고된 것으로 생각했다.

    이씨는 신고전화를 한 뒤 5분여가 지났을 때 경찰차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이때 신고를 접수한 파출소 직원들은 이씨와 통화를 했고 "지금 막 경찰차가 오고 있다"는 이씨의 말에 두 신고가 한 가지 사건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다가오던 경찰차가 현장을 지나쳐 간 뒤 20분이 넘도록 오지 않자 이씨는 재차 신고했고, 경찰은 그제야 두 신고가 서로 다른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사이 경찰이 올 때까지 여중생 6명을 붙잡아두려는 이씨와 여중생들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다.

    첫 신고 후 25분이 지나서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여중생 중 한 명의 부모에게 학교폭력 여부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동창 모임을 하던 여중생 6명은 한 친구가 먼저 집에 가려고 하자 언쟁을 했고, 이 모습이 이씨의 눈에는 학교폭력으로 비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부모 동의를 받아 아이들을 돌려보내려 하자 이미 늦은 출동에 화가 난 이씨는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대충 사건을 처리했다며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과 또다시 승강이를 벌이다 수갑까지 차게 됐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강모(42)씨는 경찰이 이씨에게 수갑을 채우자 "왜 학교폭력 신고자에게 수갑을 채우느냐"며 경찰을 제지했다.

    강씨는 조사를 위해 파출소로 가자는 요청을 받았고, 파출소로 이동하는 동안 신고자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강씨에게도 수갑을 채웠다.

    파출소로 가게 된 강씨와 이씨는 유치장에서 12시간 넘게 구금됐다.

    강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후에 신고 접수에 혼선이 있어 출동이 늦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어찌 됐든 신고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또 이를 말리는 저에게까지 공무집행 방해로 수갑을 채우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연한 사건들이 겹치면서 상호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시 현장에서 여러 차례 신고자에게 설명했지만 계속 업무를 방해해서 어쩔 수 없이 이씨를 연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 등을 참작해 조사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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