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5일 "대통령은 개헌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이 터지는 와중에, 개헌 논의에 대통령이 손을 떼고 국회 주도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에서 개헌을 주도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로 보내서 논의가 돼야 한다"며 국회 주도로 개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개헌에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 체계와 역사적, 이념적 문제, 통일 방안, 심지어 감사원을 국회로 가져오는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디테일에 빠지면 합의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그것(국회에서 개헌이 합의되지 않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며 "그러나 국회는 민의를 대변한다. 전문가들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국회에서 해야지 어떻게 대통령이 하느냐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정부(대통령)도 법적으로 개헌 발의권이 있기 때문에 하려고 하면 새누리당 당적을 버려라. 탈당하라"며 "한마디로 대통령은 개헌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을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개헌 논의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우리당은 개헌을 찬성했다. 의원들 대다수가 찬성을 했고, 특히 중진 의원들이 많은 찬성을 하고 있다"며 "일단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은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는 현안은 현안대로, 개헌은 개헌대로, 예산은 예산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며 최순실씨 연설문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개헌 논의는 따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개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어제도 저와 만나서 한 시간 동안 얘기해보니 개헌 전에 할 일을 얘기했을 뿐, 개헌 논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저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 "대통령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며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자백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이 자백하지 않으면 검찰 수사를 하든, 국정조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대통령은 공소권이 정지돼 있기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 그러면 이 혼란은 임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며 "대통령이 자백해 이 사실을 국민앞에 밝히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고, 책임 질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