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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고, 뚝심의 10년 대계 "FA 영입? 키워서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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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고, 뚝심의 10년 대계 "FA 영입? 키워서 터뜨린다"

    'LG에겐 내일이 있습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25일 NC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져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내준 뒤에도 표정이 어둡지 않았다. 대형 FA보다는 내부 육성으로 전성기를 이끌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며 내년을 기약했다.(자료사진=LG)

     

    LG의 2016시즌이 막을 내렸다. 어수선했던 팀을 정비해 가을야구에 진출했으나 아쉽게 14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LG의 올 시즌은 누구도 실패로 규정짓기 어렵다. 오히려 세대 교체라는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즌으로 규정하는 게 맞을 테다. 5할 승률에서 -14승으로 처졌던 상황에서 마이너스를 지우고 가을야구에 오른 것도 성과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3-8로 졌다. 1승3패로 시리즈를 NC에 내주며 KS 진출이 무산됐다.

    PO 패배의 최대 원인은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었다. LG는 잠실에서 열린 PO 3, 4차전에서 주포들의 침묵 속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규리그 4위의 일등공신들인 루이스 히메네스와 박용택이 득점권에서 잇딴 부진을 보이면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힘을 내요, 미스터 LG' 박용택이 25일 NC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상대 선발 에릭 해커와 승부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는 모습.(자료사진=LG)

     

    3차전에서 히메네스는 2번의 만루와 1번의 1사 2, 3루에서 병살타와 삼진, 파울 뜬공으로 물러나며 4번 타자의 체면을 구겼다. 4차전에서도 1회 1사 1, 3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박용택은 3회 무사 만루 병살타를 때렸고, 후속 히메네스도 3루 땅볼에 머물렀다.

    이들이 무기력하자 타선 전체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PO 4경기에서 LG는 득점권 타율이 29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6푼9리, 1할도 채 되지 않았다. 4경기에서 7득점, 평균 2점에 못 미쳤다.

    NC 중심 타선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PO 최우수선수 박석민은 시리즈 경기에서 2안타에 머물렀지만 2차전과 4차전 결승 홈런일 만큼 승부처 클러치 능력을 보였다. 에릭 테임즈도 4차전 천금의 동점 홈런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LG 히메네스도 1차전 선제 홈런을 날렸지만 팀이 졌고, 정작 중요할 때는 외야 뜬공 1개가 아쉬웠다.

    사실 LG와 NC의 중심 타선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NC는 차세대 거포 나성범과 최고 외인 테임즈, 베테랑 이호준과 KBO 리그 최고 몸값(4년 최대 96억 원)의 박석민이 버틴 최강 타선이었다. 이에 비해 LG는 박용택과 히메네스가 버텼다.

    히메네스는 올해 연봉 50만 달러로 테임즈(125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박용택의 몸값 4년 50억 원도 박석민의 절반 수준이다. 이들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각각 102타점과 90타점을 올리는 등 제몫을 다해줬다. 더 이상 바라는 게 무리일 수 있다.

    LG 루이스 히메네스가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에서 7회 선제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자료사진=LG)

     

    그렇다면 LG는 중심 타선 보강이 필요하다. LG의 마운드는 KIA와 넥센, NC를 상대하면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중요한 것은 화력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타선이다.

    하지만 양상문 LG 감독의 뚝심은 굳건했다. 10년 동안 LG가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도록 재목을 키워내겠다는 다부진 각오다. 수십억 원을 들여 편하게 전력을 보강할 수도 있지만 양 감독은 내부 전력 강화를 밀어붙일 각오다.

    4차전 뒤 양 감독은 화력 대결에서 열세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선수를 영입하기보다는 기존 선수들이 찬스에서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는 부분,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한 부분을 키워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24일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때린 양석환을 채은성이 격하게 환영하는 모습.(자료사진=LG)

     

    올해 LG는 적잖게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용의(31)와 채은성(26) 등이 생애 첫 3할 타율을 때려내며 타격에 눈을 떴다. 이천웅(28), 이형종(27), 문선재(26), 양석환(25) 등도 3할 가까운 타율을 보였다. 포수 유강남(24)도 주전 안방마님의 자질을 보였다.

    이들을 주포들로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경험이 중요한데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1년 이상의 값진 부분을 얻었다"면서 "그런 걸 통해서 생각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자체적으로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이미 롯데 사령탑 시절 이른바 '양상문의 아이들'을 키워낸 바 있다. 2004, 2005년 거인 군단을 이끌던 양 감독은 장원준(두산), 강민호(롯데) 등 당시 신인들을 중용해 현재 KBO 리그 간판 선수들로 자라날 발판을 마련해줬다.

    일단 LG는 양 감독 부임 후 세대 교체라는 난제를 순조롭게 해결해냈다. 과연 '양상문의 아이들 시즌 2'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양파고의 10년 대계가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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