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배구단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여자부 최초로 단독 경기를 진행했다. (사진=GS 제공)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GS칼텍스의 과감한 선택. 무모한 도전이라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GS칼텍스는 여자배구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GS칼텍스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1라운드를 진행했다. 여자부 최초로 단독 경기를 진행하는 GS칼텍스의 홈 개막전이었다. 여자배구의 새역사가 만들어지는 경기였다.
지난 시즌까지 V-리그는 남녀부 일정을 같은 날 진행했다. 같은 연고지를 쓰는 남녀부 구단은 같은 날 같은 경기장에서 시차를 두고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오후 5시 GS칼텍스의 경기가 편성됐지만 같은 연고지를 쓰는 남자부 우리카드의 경기는 없었다. 우리카드는 이미 전날 현대캐피탈과 일전을 치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6월 열린 제12기 6차 임시총회에서 V-리그의 가장 큰 이슈였던 남녀부 분리운영을 2017~2018시즌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예외를 뒀다. 바로 GS칼텍스만 단독 운영을 허용한 것이다. 단독 운영 의지가 강했던 GS칼텍스의 요청을 KOVO는 수용했다.
하지만 이런 GS칼텍스의 도전은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적잖았다. 한 경기장에서 2경기를 한 번에 볼 수 있던 상황이 1경기로 줄어들게 되면 경기장을 찾는 팬 역시 감소될 것이라는 문제점도 대두됐다.
구단이 감당해야 할 부담 역시 기존보다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마케팅 비용은 물론이고 배구단 특성상 사무국 인력이 넉넉지 않아 업무 강도가 가중된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칼텍스는 단독 경기를 고집했다. 언젠가는 풀어야 할 문제라면 제일 먼저 풀어보겠다는 자신감이 녹아있었다. 배구교실 및 컵대회 개최 등을 통해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여자부 6개 구단 중 가장 활발한 SNS 활동으로 배구 알리기에 앞장섰다. 우려의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 GS칼텍스다.
GS칼텍스 배구단 선수들. (사진=GS칼텍스 제공)
이런 노력은 이날 성공적인 단독 경기라는 결실을 맺었다. 우선 관중 동원 문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GS칼텍스의 평균 관중은 1456명이었다. 제일 많은 관중이 찾은 것은 2058명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무려 187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GS칼텍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평균을 웃도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GS칼텍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에 대한 집중도도 높았다.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경기를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자부 경기를 봐야 했던 관중 없이 순수하게 여자부 경기만을 보기 위한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응원의 함성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GS칼텍스는 이날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3-1(25-27 24-26 28-26 20-25)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여자부 단독 운영의 청사진은 확실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