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의 저주는 끝내 풀 수 없는 것일까. '염소의 저주'에 묶인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의 비원을 또 다시 가슴에 품을 위기에 놓였다.
컵스는 30일(한국 시각) 미국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 홈 경기에서 2-7 패배를 안았다. 7전4승제 시리즈에서 1승3패 벼랑에 몰렸다.
특히 컵스는 108년 만의 우승을 바라는 홈 팬들 앞에서 3, 4차전을 모두 내주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08년이 마지막이던 컵스의 우승은 또 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68년 묵은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 수 있게 됐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1948년 이후 끊긴 월드시리즈 우승을 잇는다.
컵스의 출발은 좋았다. 1회 덱스터 파울러의 좌월 2루타와 1사 후 앤서니 리조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컵스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2회 선발 존 래키가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동점 우월 홈런을 맞았다. 컵스는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잇딴 송구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줬다.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코리 클루버의 빗맞은 타구를 잡은 브라이언트의 송구가 빗나갔고, 1루수 리조의 놓치면서 2루 주자의 홈인을 막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클리블랜드는 3회 제이슨 킵니스의 2루타,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중전 안타로 3-1로 달아났다. 6회는 로니 치즌홀의 희생타로 4-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킵니스는 7회 우월 3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컵스는 파울러가 8회 1점 홈런을 때렸지만 너무 늦었다.
클리블랜드 선발 클루버는 6이닝 6탈삼진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1차전 이후 3일만 쉬고 2승째를 따냈다.
벼랑에 몰린 컵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좌완 에이스 존 레스터를 선발로 세워 반격을 노린다. 클리블랜드는 2차전 선발 트레버 바우어가 3일 휴식 뒤 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