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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8년만에 호주산 제치고 수입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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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소고기, 8년만에 호주산 제치고 수입 1위

    • 2016-10-31 07:43

     

    지난 2008년 광우병 논란 이후 가까스로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소고기가 8년여 만에 검역량 기준으로 호주산을 밀어내고 수입 소고기 1위 자리에 올랐다.

    2008년 당시 미국산 소고기는 '안전성을 믿을 수 없는 고기'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유명 스테이크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많은 식당이 사용하면서 호주산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 8월 검역량 첫 추월…10월 호주산보다 2천t 많아

    31일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가 제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통계에 따르면 10월 들어 20일까지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냉장·냉동 합계)은 모두 1만551t으로 호주산(8천382t)보다 2천169t 많았다.

    미국산 소고기는 2008년 6월 수입 재개 결정이 내려진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으로 지난 8월 월간 검역량이 1만천594t으로 호주산(1만4천990t)을 앞질렀다가 9월 다시 호주산에 35t 차이(호주산 1만5천237t-미국산 1만5천202t)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격차를 2천t 이상으로 벌리며 1위 굳히기를 시도하는 양상이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로 부동의 1위를 달렸지만, 2003년 미국 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수년 동안 추가 광우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미국은 한국에 재수입을 요구했고, 200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 간 소고기 수입조건 협상 끝에 결국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관련 위험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반 정부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취임 1년 밖에 되지 않은 이명박 정권이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재개방 직후인 2008년 말, 수입 위생조건 타결을 기다리며 밀려있던 미국산이 한꺼번에 들어와 일시적으로 호주산을 앞선 적은 있지만, 이후 줄곧 미국산은 '위험하다'는 인식 탓에 최근까지 호주산에 밀려 고전하다가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산이 거의 호주산을 따라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벽하게 2003년 이전의 '왕좌'를 탈환한 것은 아니다.

    '검역' 기준이 아닌 관세 납부를 마친 '통관' 기준(관세청 집계)으로는 지난 8월 호주산과 미국산의 격차가 131.3t(호주산 1만7천104t-미국산 1만6천972.7t)까지 크게 좁혀졌다가 9월 다시 1천523t(호주산 1만6천584.2t-미국산 1만5천60.9t)으로 다소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육류수출협회는 가격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통관 기준으로도 곧 미국산이 정상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지혜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내 가뭄에 따른 곡물(사료) 가격 상승 탓에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보다 30% 이상 가격이 비쌌다"며 "하지만 올해의 경우 미국산 가격은 많이 안정된 상태인 반면 호주산은 가뭄 영향 등을 받고 있어 현재 추세대로라면 통관 기준으로도 곧 호주산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고급 스테이크 레스토랑 등 미국산 주요 고객

    이처럼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한우 가격 급등 탓에 가정 내 소비가 늘었을 뿐 아니라,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한국식 고기구이집 등 대형 식당들이 대거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현재 '프리미엄 전문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자처하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구스테이크 528, 구스테이크 733, 더반 프라임스테이크 하우스, BLT 스테이크, 볼트 82, 스타셰프 바이 후남, 블랙스톤, 프리가, 라쿠치나, 립 스테이크 등이 모두 미국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더 스테이크 하우스 바이 빕스, 빕스, 붓처스컷, 더 플레이스, 애슐리, 라그릴리아, 모모스테이크, 텍사스데브라질 등 대형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역시 미국산 소고기를 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미국산 쇠고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최근 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4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양 지사장은 "맛과 품질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데 8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한국 시장에서 고급 수제버거 등 소고기 음식 메뉴까지 다양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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