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두 야당의 사태 수습 방안의 온도차가 미묘하게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핵심 증인인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압박하며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자발적인 해명과 수사 협조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최순실과 그 부역자에 장단 맞추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모든 혐의자를 즉각 구속해 수사해야 한다"며 "대통령도 예외가 되나.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고서 어떻게 수사의 실마리를 찾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국민께 석고대죄하고서 '나부터 조사하라. 성역없는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선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안의 십상시도 척결하라. 청와대 안의 십상시만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 안에 있는 박 대통령과 최씨의 홍위병들도 책임져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대국민사과와 최순실 홍위병 척결을 요구한다"고 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검찰이 최소한의 신뢰라도 찾으려면 대통령을 조사해야된다. 박 대통령이 기소는 안 될지라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긴다"며 "대통령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매일 오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우상호 원내대표는 24시간 국회에서 지내기로 하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여론전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진솔한 자백과 수사협조를 강조하면서도 헌정 중단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 하야와 탄핵을 외치며 전국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국면전환용 인사나 거국내각으로 민심을 돌릴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 나부터 수사받고 처벌받겠다는 눈물의 호소로 마음을 움직일 때 대한민국이 살고, 정치권도 사태 수습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헌정 중단을 원치 않고, 탄핵 하야 촛불이 타오를 때에 정치권에서 성숙된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리를 임명하자는 것은 헌정 중단 사태를 초래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민주당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대통령의 참회와 사과, 수사를 받겠다는 의지 천명, 새누리당으로부터의 탈당 등이 없이는 수습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검찰도 대통령이 성역인양 수사하지 않거나 최순실 등 국기 파괴 범죄자들을 미온적 수사, 죄목으로 처리 수순으로 끝난다면 국민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