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와의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동력과 명분이 상실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교육부장관 이름으로 고시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지금이라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네트워크는 특히 "지난해 확정된 2015 교육과정에 따른 새 교과서는 원래 2018년부터 쓰일 예정"이라며 "따라서 지금 국정교과서 발행 작업을 중단해도 내년에는 기존의 검정교과서를 쓰면 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최순실 교과서'라고 믿는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였을 때 예상되는 일대혼란을 막는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란 것이다.
네트워크는 또 "수정 고시 후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교육에 어떠한 교과서 발행제도가 가장 바람직한지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야당에 대해서도 "국정교과서 폐지를 위한 법안만 발의하고 법제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교과서 오류 수정을 위한 보조 역할에만 만족하겠다는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역사문제연구소와 한국사학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역사학계 47개 학회 및 단체는 전날 시국선언을 통해 "지금까지의 일방적 정책들은 결국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결과가 아니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국정화 철회를 촉구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기존의 제작 일정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는 28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현장검토본을 인터넷에 e북 형태로 공개하는 한편, '복면 편찬' 비판을 받아온 집필진 46명의 명단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