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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국 200곳 넘는데 방어흔 無"…돌산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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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자국 200곳 넘는데 방어흔 無"…돌산도 미스터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1년 전 미제 살인사건 추적

    (사진=SBS 제공)

     

    5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는 11년 전 여수 돌산도 컨테이너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여수항의 밤바다를 오색 빛으로 수놓는 돌산대교를 지나면 돌산도라는 섬을 만나게 된다. 인심 좋은 이 섬이 발칵 뒤집힌 것은 11년 전 겨울이었다. 굴삭기 기사 이승래(당시 35세) 씨가 자신이 살던 컨테이너 안에서 참혹하게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현장에는 선혈이 낭자했고, 시신에는 칼에 찔린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자상이 남아 있었다. 여수경찰서는 곧바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아마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에 자창의 개수는 가장 많았을 겁니다." - 양경무 당시 부검의

    사망한 이 씨를 부검한 결과, 그의 몸에서 무려 200개가 넘는 칼자국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180㎝가 넘는 거구의 피해자가 저항하면서 다친 흔적은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원한을 품은 누군가가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살해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피해자는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눈에 띄는 치명상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

    감식 결과 현장의 혈흔은 모두 피해자의 것으로 분석됐다. 범인이 남긴 흔적이라고는 발자국 2개가 전부였다. 족적은 270㎜의 군화로 특정됐지만 그 외의 단서는 없었다. 경찰은 피해자와 통화한 대상자 102명과 사건 추정시간 현장 인근에서 통화한 3885명, 돌산대교를 통과한 차량 2134대까지 찾아내 샅샅이 수사했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 사건은 그렇게 미제로 남게 됐다.

    "200여 군데를 계속 찌른 것이 아니고 휴지기가 나타난다는 거죠. 피해자의 신체를 보면서 본인이 횟수를 세면서 찔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이거든요." -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 자수한 유력 용의자…그런데 물증이 없었다

    (사진=SBS 제공)

     

    피해자의 몸에 새겨진 200여 개 칼자국의 모양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목과 등 부위에서 확인된 자창들의 방향·크기는 일정하고 대칭적이었으며, 겹치지 않도록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시신에 남겨진 200개의 칼자국에 비해 컨테이너 내부에서 확인된 혈액의 양은 너무 적었다. 피해자는 양쪽 발 가운데 오른쪽 발에만 피가 묻어 있는 등 당시 현장의 미심쩍은 정황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당시 경찰은 이승래 씨 살인사건과 관련해 무려 133명을 용의자로 두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한 명도 기소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건발생 8개월 뒤 경찰서에 자수한 용의자가 있었다. 바로 당시 중장비학원 학생이자 용의자 리스트에 26번으로 이름을 올렸던 강 씨다. 유력 용의자가 범행동기와 범행도구의 유기장소를 순순히 자백했고, 물증만 확보하면 사건이 해결되리라 모두가 생각했던 그 때, 강 씨가 돌연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결국 그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수소문 끝에 만난 피해자 이 씨의 가족은 힘들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도움을 요청했다. 제작진은 피해자의 몸에 남아 있던 200개의 칼자국과 현장에 남아 있는 혈흔패턴을 분석해 당시 현장상황을 재구성하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모았다.

    그리고 자백만 있고 물증이 없었던 용의자 강 씨를 포함한 유력 용의자들에 대한 진술분석과 현장 프로파일링을 통해 11년 전 그날의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를 찾아갔다. 이번 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전말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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