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 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 백남기 농민을 추도하며 "우리가 백남기이다. 우리가 또다시 촛불을 들겠다.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절규했다.
박 시장은 5일 2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흙의 정직함을 믿고 순박하게 살아온 한 농민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쌀값 보장하라고 외치는 일이 무슨 잘못인가? 이땅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대통령 물러가라 외치는 것이 무슨 잘못인가? 그런 당신에게 돌아온 것은 살인적 물대포였다"고 규탄했다.
박 시장은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폭력이고 국가의 이름으로,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행위"라면서 "3백여일동안 병상에 누워 있었지만 정부도 경찰도 책임자 그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고 그 어느 누구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존엄한 당신의 몸에 부검의 칼날을 대려 했다. 이런 국가의 몰염치한 행동을 우리가 용납할 수 있습니까? 이 부도덕한 권력을 우리가 용서할 수 있습니까?"라고 지탄했다.
박 시장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명명된 소설같은 이야기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나야 이 나라가 제대로 바뀔 것인가. 참으로 분노스럽고 절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 시장은 "이제 우리가 백남기이다. 이제 우리가 백만, 천만의 백남기이다. 당신을 위하여, 당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이제 우리가 나서겠다"면서 "박근혜 정권이 저질렀던 모든 국정농단 이제는 끝내겠다. 이제 우리가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절규했다
박 시장은 "그리하여 당신을 떠나보낸 이 자리에서 우리는 또다시 촛불을 들겠다. 국민의 주권이 존중받는 나라, 국민권력시대를 만들겠다는 희망의 촛불을 들겠다"면서 "오늘 우리가 드는 촛불이 내일의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빛이 될 것을 믿는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평등하고 공정하고 의로운 세상으로 바꾸겠다.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들고 일어나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며 "그리하여 세월호의 진실, 우리가 밝히겠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우리가 막겠다.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우리가 막겠다. 개성공단 폐쇄, 우리가 다시 돌려놓겠다. 농민의 생존권, 우리가 지키겠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 우리가 닦아드리겠다"면서 "우리가 모든 것을 다시 돌려놓겠다. 당신이 꿈꾸었던 상식과 정의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오늘 이 집회에도 경찰은 소방수 사용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이를 불허했다"면서 "앞으로 그 어떤 경우에도 경찰의 진압목적의 소방수 사용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살인적 물대포를 쏘게 한단 말인가"라고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백남기 선생님, 참으로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제 그 고단한 짐, 미안함과 부끄러움 우리들에게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가십시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영결식 참석에 이어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2차 민중 촛불집회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