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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차은택 문화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통점

정치 일반

    [행간] 차은택 문화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통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뒤집어볼 뉴스의 행간은요?

    ◆ 김성완> 미국 대선 투표가 한창인 어젯밤, 우리나라에선 중국으로 도피했던 이른바 문화 대통령 차은택 씨가 귀국했습니다. 최순실에 이어 국정농단 2인자 소리까지 듣는 사람의 초라한 귀국 모습을 보면서 어쩐지 미국 대선과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미국 대선과 차은택 귀국의 공통점,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차은택 씨 귀국과 미국대선의 공통점이 있나요?

    ◆ 김성완> 공통점이 100가지가 넘는데, 3가지만 꼽아볼까 합니다. 먼저, 차은택 씨가 어제 저녁 방송뉴스 다 끝난 다음인 밤 9시5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죠. 아마 귀국 소식조차 모르는 분들 많을 겁니다. 출국게이트 앞에선 차은택 씨가 겁먹은 표정에 눈물까지 흘리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 모면서 참 참담했구요. 저 사람이 과연 박근혜 정부 문화정책을 쥐락펴락했던 문화 대통령 맞나, 박근혜 정권 내내 문화계 황태자로 지내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줬던 실세의 모습 맞나, 의심스러웠습니다. 차 씨는 공항에 도착한 직후 검찰에 체포됐는데요. 특별수사본부가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돼서 변호인 입회 하에 밤샘 조사를 받았습니다. 오늘 새벽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데, 앞으로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문화 대통령' 차은택 귀국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통점,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성완> 첫번째는 “그리고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입니다.

    차은택과 미국대통령 선거, 기억에 남는 게 무엇입니까? 먼저 미국 대선부터 볼까요. 대선 레이스가 597일이었는데, 클린턴과 트럼프 공약 중에 기억나는 게 있습니까? 최소한 미국의 대선이라면, 공약이나 감동적 장면이나 이런 게 남아야죠. 평화, 인류번영, 미국의 가치, 이런 건 하나도 기억에 안 남고 오직 막말, 추문만 남았습니다. 트럼프는 막말에 음담패설에다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폭로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죠. 클린턴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세 직후 쓰러지는 장면, 이메일 스캔들로 FBI에 출석했을 때 뇌진탕 탓을 하면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을 39번인이나 하는 장면만 떠오르는데요. 이 이전투구가 미국 대통령 선거 맞나 싶습니다.

    그러면, 문화대통령 차은택 씨 기억나는 건 뭐가 있죠? 박근혜 정부 내내 창조경제, 문화융성하겠다, 이렇게 입에 침에 마르도록 외쳤는데요. 결과적으로 남은 게 뭐가 있나요. 늘품체조? 문화융성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문화인들의 통곡 소리만 남았는데요. 과연 차은택이 문화대통령이 맞긴 했나 싶은 겁니다.

    ◇ 김현정> 껍데기만 남은 미국 대선과 문화대통령 차은택, 또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 (사진=박종민 기자)

     

    ◆ 김성완> 두 번째는 "우리나라와 미국은 200년 전으로 퇴행했다"입니다.

    미국은 서부개척시대로, 우리는 봉건시대로 퇴행한 느낌인데요. 미국 서부개척 시대, 총이 곧 법이었죠. 지금 미국 대선이 비슷합니다.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와도 당선자가 내가 아니면 인정할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대선에 패배하면 불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는데요. 트럼프 지지자들도 이 주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27%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응답(뉴욕타임즈- CBS 공동여론조사)했는데요. 이게 어디 21세기 민주주의 모델국가 미국에서 일어날 일입니까? 갱단과 약탈자가 등장하는 서부개척시대로 다시 돌아간 느낌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차은택 국정농단 의혹 보면, 마치 봉건시대로 돌아간 느낌이죠. 권력자 맘대로 빼앗고, 일개 광고감독이 정부의 문화창조융합 예산 7천억원을 떡 주물르듯 하고, 청와대 수석이란 사람과 광고사 강탈하려고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힘을 이용해서 대기업에서 광고 일감 몰아받았구요. 그러고보면 미국은 서부개척시대로, 우리는 봉건시대로 퇴행한 셈이구요. 두 나라 국민은 참 서슬픈 2016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차은택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통점, 마지막으로 행간이 더 있다면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사진=트위터 중계화면 캡처)

     

    ◆ 김성완> 세 번째는 "수습이 참 쉽지 않다"입니다.

    미국 대선이나 최순실 게이트, 문화계 농단 의혹. 이거 의외로 상처가 깊어서 수습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미국 대선을 보면요. 온갖 반목과 질시, 비난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상대방 후보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했고, 나라는 두동강이 났습니다. 몇 시간 뒤면 미국의 45대 대통령의 윤곽이 드러날 텐데요. 과연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런 갈등, 반목이 치유될 수 있을까요? 미국 언론은 이번 대선을 두고'역사상 가장 추잡한 선거', '최고의 비호감 대결'이라는 혹평 쏟아내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64%는 이번 대선이 미국을 오히려 더 분열시킬 거란 반응 보였구요.

    차은택의 국정농단은 또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나온 건 새발의 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은택 씨의 수많은 혐의 중에 반도 안 벗겨진 상태인데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표현처럼 숨어 있는 바퀴벌레들, 차은택의 사람들, 그 밑에서 찌꺼기 주워먹던 사람들 혐의까지 나오면, 파문은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겁니다. 문화계가 겪은 수치심, 좌절감은 또 어떻습니까? 미개한 국가 이미지, 국제적 망신, 이 상처받은 자존심, 이게 쉽게 치유, 회복될 수 있을까요?

    진흙탕 선거가 치러지는 미국도, 차은택의 국정농단과 5% 지지율의 대통령을 바라봐야 하는 우리나라도 미래가 참 암울해 보입니다.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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