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단골 성형외과에까지 각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의료계까지 바야흐로 '국정 농단' 파문의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다.
9일 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씨 모녀가 자주 찾은 서울 강남 K성형외과 원장 김모(56)씨는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초빙됐다.
하지만 김씨는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인데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는 성형외과도 없어서 의문을 낳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를 중도사임한 뒤 지난 5월 취임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최씨의 청탁을 받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김씨의 부인이 찾아와 중국 VVIP 환자의 건강검진과 함께 성형외과 진료를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환자가 검진을 받으러 오지 않았고, 김씨 위촉도 2주만에 없던 일이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동안(童顔) 시술인 '금실 피부 리스팅' 특허를 갖고 있으며, 김씨의 부인은 K성형외과가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김씨가 기술이사로 있는 Y의료기기 업체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3차례나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 남미, 같은해 9월 중국에 이어 올해 5월 아프리카와 프랑스 순방 때는 김씨가 직접 동행했다.
김씨의 처남인 J화장품 대표 박모씨도 지난 5월 순방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최순실씨가 단골로 다닌 성형외과 원장이 정부 차원의 해외의료사업에 '간판'으로 나서게 된 셈이다.
특혜 의혹이 불거진 최씨의 단골병원은 비단 K성형외과뿐이 아니다. '노화 방지'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차움의원 역시 최씨를 통해 정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은 의혹에 휘말렸다.
이 병원엔 최씨와 딸 정유라(20)씨, 최씨의 친언니인 최순득(64)씨와 조카인 장시호(37)씨, 또 전 남편인 정윤회(61)씨는 물론 박 대통령도 자주 찾아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의 모기업격인 차병원 역시 박 대통령의 지난 5월 이란, 9월 중국 방문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특히 지난 1월엔 박 대통령이 차병원의 한 연구소를 찾아 6개 부처 합동 업무보고를 받는가 하면, 지난 5월엔 복지부가 이 병원의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주기도 했다.
K성형외과와 차병원측은 "특혜를 받은 게 전혀 없다"고 해명했지만,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정황으로 볼 때 후속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 정권 들어 해외 의료진출에 주력해온 복지부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국내 의료기관들의 해외의료진출을 돕겠다"며, 국장급인 해외의료사업지원관과 해외의료사업과까지 신설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은 복지부와 관련이 없다"면서 "최씨와 연루된 의료기관이 있다곤 상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