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 ‘아웃사이더’ 트럼프, 지지층 이끌어가기 위해선 공약 지켜야
- 가장 걱정되는 것은 대북관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09일 (수)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원곤 교수 (한동대)
◇ 정관용>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전세계가 놀라고 있고요. 전세계 증시도 출렁이고 그 여파가 상당합니다. 애초에 클린턴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큰 듯하죠. 한동대 국제관계학부의 박원곤 교수 연결합니다. 박 교수님, 나와계시죠?
◆ 박원곤> 안녕하세요, 정 교수님.
◇ 정관용>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대통령제는 우리나라랑 좀 다르다, 미국은 의회중심국가다, 따라서 대통령이 바뀐다 하더라도 정치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거다, 이런 말들을 해 왔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원곤> 저는 그 의견에 반대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박원곤> 특히 대외정책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죠. 그러니까 아주 단적인 예로 대외정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쟁을 하는 그런 권리 아닙니까? 그런데 사실 미국 대통령이 전쟁수권법이라고 해서 미 의회에 인준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전쟁을 시작을 하려면.
그런데 그것이 사실상 지켜지지는 않죠. 그래서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먼저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을 시작을 하고 그러면 미 의회가 나중에 나서서 그것을 인준하는 형태입니다.
특히 상원 같은 경우에는 대외정책의 영향력이 있다라고 얘기를 하지만 그 대외정책이라는 것은 미 행정부에서 기본적인 협상을 다 하고 조약을 다 만든 후에 합의안을 갖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미 의회가 인준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만약 그게 마음에 안 들면 그걸 거부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나서서 하는 것보다는 뭐랄까요. 그것을 최종 확인하는 그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미국 상원이나 이런 데는 무제한 필리버스터도 가능한 그런 법적 장치도 있지 않습니까?
◆ 박원곤> 네, 있죠. 있는데 지금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한미FTA 같은 것을 예를 들어서 말씀을 드린다면 FTA에 대해서 이미 트럼프가 굉장히 여러 번 얘기를 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랬죠.
◆ 박원곤> 한미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다 그렇게 얘기를 해서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이것을 당연히 폐기를 하겠다라고 했는데요. 이것을 만약 폐기를 하겠다 마음을 먹으면 미 의회의 동의가 필요 없습니다.
그냥 안에 보면 재협상 조항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렇습니다. 미국에서 종료를 하겠다 혹은 협상의 효력이 없다라고 서면으로 한국에 보내면 180일 내에 한국이 우리는 그러면 너희의 그런 것을 받아들이고 재협상을 하자라고 얘기를 하지 않는 한 그 안의 협정안이 파기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미 의회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대통령의 권한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거죠.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우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신 행정부 누가 들어서도 한미 동맹 중시하는 정책 기조는 유지될 걸로 전망한다, 이렇게 말했는데 그러면 이건 윤 장관의 어떤 희망입니까? 우리 박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박원곤> 저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데요. 한미관계 전반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첫 번째 한국 경제, 방금 말씀드린 FTA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고요. 그다음에 이제 또 하나의 축인 한미동맹인데 이 동맹 관련돼서도 이미 트럼프가 굉장히 여러 번 얘기를 했습니다.
그중에 핵심은 한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미국이 해외 주둔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 호스트 컨트리, 주재국에서 주둔비용을 지금 대고는 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그걸 정확히 말씀드리면 주둔비용이라는 걸 대고는 있는데 그것을 한국이 지금 50% 정도 대고 있다...
이것도 사실 제가 직접 그 협상을 해 봐서 아는데 숫자가 굉장히 자의적입니다. 이게 정확하게 회계학적으로 따지기가 굉장히 어려운 거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간에 트럼프는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왜 100%를 대지 않느냐. 미국이 왜 한국같이 잘사는 나라에 가서 지켜주고 한국은 미국한테 물건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고 있지 않느냐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주장하는 것이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동맹비용 100%까지 올리겠다 그렇게까지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박원곤 교수가 방위비 분담금에 직접 참여하신 바가 있어요?
◆ 박원곤> 제가 한동대에 오기 전에 국방연구원이라는 데서 참여를 했었습니다. 거기에서 우리 방위비 분담 연구를 했고요. 그래서 외교부의 방위분담 대사와 함께 그것을 준비를 해서, 제가 그런 경험들이 있습니다.
제가 이걸 직접 말씀을 드리는 게 이게 굉장히 국내 정치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는 것처럼 이게 다 회계학적으로 따지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미국의 전략자산이 들어오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박원곤> 그 비용들이 엄청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스텔스전투기 B-1B 같은 게 미국 미주리에서 한 번 날아오면 2대가 날아오거든요. 그게 한 번 날아왔다 가는 데 드는 비용이 36억 정도 듭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우리 방위분담에 미국 쪽 비용으로 안 잡힌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만약에 연합훈련이나 그런 거에서 미군이 1만 명이 들어온다, 그런 자산이 들어온다 하면 그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식으로 계산을 하기 시작하면 이게 어려운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제가 우려하는 게 트럼프가 말을 거칠게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방위비 분담 문제도 지금 굉장히 거칠게 지금 한국한테 얘기를 했는데. 이런 식으로 거칠게 얘기를 하면서 이게 사실 2018년까지 유효한 협정을 또 일방적으로 파기를 한다든지 해서 방위비 분담을 올려라. 그렇게 되면 우리 한국에서 굉장히 큰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당연하죠.
◆ 박원곤> 국내적으로. 그렇게 되면 동맹의 아주 기본적인 틀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그런 우려가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거칠지 않게 꼼꼼하게 같은 기준을 놓고 주한미군, 주일미군 그다음에 독일에도 지금 미군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주둔군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분담으로 딱 기준을 맞춰놓고 본다면 우리가 독일이나 일본보다 적게 냅니까? 비슷하게 냅니까?
◆ 박원곤> 그게 굉장히 복잡하게 계산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쉽지 않아요?
◆ 박원곤> 이게 그런 기준들이, 국가마다 처해져 있는 상황들이 다 다르고요. 그리고 그 국가들이 훈련하는 것이 또 다르고요. 우리나라는 카투사라는 게 있기 때문에 또 계산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이 사실 이것을 동맹국의 기여라는 보고서를 계속 2004년까지 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동일한 기준을 각국마다 제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그 보고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 결국 쌍자 간에, 양자 간에 협상을 해야 되는 것들인데 그게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죠.
그런데 한마디로 고무적인 것은 3차 토론 때 이 얘기가 또 한 번 나왔습니다.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의 3차 토론 때 이 문제가 다시 나왔는데 그때 트럼프가 뭐라고 대답을 했냐면 일본, 독일, 한국 등에 대해서 점잖게 그러니까 영어로 젠틀리라는 표현을 썼어요.
점잖게 미국이 엄청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니까 이들 국가가 좀 더 부담해야 된다. 그러니까 기존의 굉장히 거칠게 표현하는 것들을 굉장히 정제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경제적인 문제와 연결돼서 미국이 힘드니까 우방국이 좀 더 내야 되지 않느냐. 만약 그러한 식으로 접근을 한다면 문제점이 풀릴 수도 있죠.
◇ 정관용> 바로 이 대목입니다. 선거전을 치를 때는 아무래도 좀 강한 얘기들을 공약으로 내거는데 막상 되고 나면 그렇게 급격한 정책 전환은 시도 안 할 수도 있다, 이런 분석들도 있어요. 박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박원곤> 저는 그것에 대해서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을 우리가 한번 생각을 해 보면 트럼프는 기존의 이른바 워싱턴 이스테블리시먼트라는 기존의 미국의 기득권층이 아닌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된 거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미국민들이 어쨌든 기존의 기득권층에 불만이 있어서 이 예상을 깨고 트럼프라는 사람을 뽑았는데, 이 문제 많은 사람을요.
그러니까 자기가 앞으로도 정책을 집행을 하고 계속 국가를 운영하려면 그 자신들의 지지층을 이끌어가야 되는 동력이 필요하다라는 거죠. 그 의미는 기존에 했던 것들이랑은 판을 바꾸는, 자기가 그래서 대통령이 된 그 동력을 계속 살려가야 된다는 겁니다.
이게 굉장히 직접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거든요. 대부분 남 탓하는 내용들이 많이 있죠. 그중의 핵심은 대외정책에서도 결국 다른 국가가 미국을 그렇게 차지하고 있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는 우리가 좀 저는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방위비 분담금 더 내라. 또 한미FTA 다시 논의하자, 이런 것들은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 크다 이렇게 보신다?
◆ 박원곤> 한미FTA는 아마 당장 얘기가 될 겁니다. 트럼프가 여러 번 얘기를 했는데 자기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 후 일주일 내에 그것을 폐기를 하겠다 그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했거든요.
그리고 사실 FTA라는 게 지금 미국이 맺고 있는 게 NAFTA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 말고 FTA가 이 정도 규모로 큰 규모는 한미FTA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한국이 지금 타깃이 되고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 우리는 경제적으로 타격이 적지 않을 거다라고. 오늘 당장 저희가 원화도, 환율 올라가고 코스닥도 내려가고.
◇ 정관용> 증시도 폭락했죠.
◆ 박원곤> 그런 게 다 영향이 있다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은 그리고 전략은 어떤 거라고 보이세요?
◆ 박원곤> 이 핵 문제도 저는 굉장히 우려가 되는데요. 두 가지를 얘기를 했습니다, 트럼프가 핵 문제, 대북정책에 대해서요. 하나는 김정은과 대화를 하겠다라고 얘기를 했고. 또 하나는 중국에 대해서 압박을 하겠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김정은과 대화를 하니까 지금 사실은 갇혀 있는 어떤 것들을 뚫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얘기를 했는데. 그게 정말 조심스럽게 우리 언론이랑 다 봐야 되는데.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이 기본적인 톤이 이런 겁니다. 이게 김정은이라는 북한이 조그마한 나라고 못사는 나라인데 이 미국 같은 엄청난 대국에 위신 있는 나라가 왜 이 문제 하나 해결을 못하냐. 이 말하는 배경에는 오바마 정책과 힐러리에 대한 비난이 섞인 거예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을 불러다가 얘기를 하겠다. 그런데 그 부르는 것이 무슨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백악관에 초청하는 것은 아니고 앞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햄버거 먹으면서 내가 타이르거나 야단을 치겠다 그런 투의 얘기를 한 거거든요.
그리고 또 중국에 대해서도 엄청난 압력을 가할 거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기본적으로 트럼프가 중국에 갖고 있는 기본 인식은 안보보다는 경제 문제입니다. 안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죠. 이게 왜 단적인 예로 트럼프가 분명히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다른 나라 사이의 모순이다. 미국이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중국과 3차 세계대전을 벌일 이유가 없다 그런 입장인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트럼프가 되리라 별로 예상도 못 하고 대비책도 없을 텐데. 지금부터 꼼꼼하게 준비를 해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한동대 국제관계학부 박원곤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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