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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중도포기' 지역자활사업 운영·제도 허점

인권/복지

    '절반이 중도포기' 지역자활사업 운영·제도 허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역 저소득층에게 기본 소득과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활사업단'이 일부 참가자들의 잦은 중도 포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활 사업 대부분이 단순·반복 노동에 그치는 데다 급여도 낮아, 자활 의지를 북돋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지역자활센터, 계획된 인력 수급 못 해 구청은 '난감'

    2001년부터 운영 중인 부산 수영지역자활센터.

    보건복지부와 부산시 지원으로 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지역 저소득계층 50명을 채용해 일자리와 자활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와 건물 관리·청소 사업과 지역 재활용센터 인력파견사업, 식당과 카페 등 다양한 자활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장 중 한 곳인 수영구 재활용센터에도 지난해까지 매년 15명이 근무했다.

    자활센터는 올해에도 수영구와 계약을 맺고 15명의 인력을 채용해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10월 현재 자활센터에서 파견한 인력은 애초 계획의 절반인 8명에 불과하다.

    참여자 7명이 중도에 일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인력난을 겪던 수영구는 결국 기간제 근로자 5명을 뽑아 부족한 일손을 충원했다.

    기간제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며 추가된 인건비는 1천만 원가량이다.

    결국, 지역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복지 예산은 줄어들고 인건비 등 구비가 추가로 들어간 셈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애초 계획된 인력의 절반가량만 남아 근무하고 있어 따로 예산을 들여 기간제 근무자를 뽑았다"라며 "자활사업장의 상황도 이해하지만, 예상한 인력을 파견해주지 않으니 구청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겪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단순·반복·기피 업무가 태반, 참여자들 근무의지 낮아…'자활' 의미 퇴색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다른 지역자활센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부산지역에는 각 기초단체를 포함해 모두 18개의 자활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사업 참여자들의 중도 포기 등으로 전체 인원의 최소 10% 이상이 공석으로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자활 사업 대부분이 단순·반복 노동을 요구하는 일이거나 일반적으로 기피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왔다.

    실제로 각 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사업장은 학교나 건물, 차량 청소 등으로 많은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일이 대다수다.

    수영구의회 박경훈 의원은 "자활사업 실태를 보면 오랫동안 일하더라도 별다른 기술을 익힐 수 없어 자립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급여 수준도 열악해 참여자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활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자활센터가 연간 수억 원에 달하는 용역 사업을 확보해 인력을 운용하면서도 정작 사업에 참여하는 저소득층에게는 별다른 혜택을 주지 못하는 셈"이라며 "제도적인 개선과 함께 자활센터의 운영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활센터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정부의 유사 사업이 활성화하면서 인력 수급이 어렵다며 오히려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지역자활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단순한 지원이 아닌 '취업' 등을 지원 정책으로 무게를 옮기면서 '취업 성공 패키지'나 '마을 기업' 등으로 지원자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활사업의 혜택이나 지원 종류가 이들에 비해 훨씬 열악해서 센터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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