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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당혹스러운 정부…'컨트롤 타워'도 부재

국방/외교

    '트럼프 당선' 당혹스러운 정부…'컨트롤 타워'도 부재

    고위급 파견한다지만…한발 늦은 외교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 대선 관련 NSC 상임위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의 충격파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로 표현되는 트럼프의 당선에 따른 파장은 전 세계에 동일하게 미치고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컨트롤 타워마저 사실상 붕괴돼 있는 상황이라 더욱 파고가 높고 거세다.

    외교부는 윤병세 장관 주재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고위급 인사들을 미국에 파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한 발 늦은 대응이란 비판이 나온다. '최순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를 앞두고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부재한 상태여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가 당선 확정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한국의 대외정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또 유일호 부총리가 주재하는 대외경제 장관회의도 열렸다.

    정부가 이토록 긴장하는 이유는 트럼프의 그간의 발언 등에 비춰볼때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FTA재협상 등 외교안보환경과 통상 분야 등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일단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도 한미 동맹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설명하며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또 트럼프가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클린턴 측 인사 뿐 아니라 트럼프 측도 106차례나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클린턴 측보다 20여 차례 더 많이 만났다며 숫자를 강조했을 뿐,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갈 수도 있는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 재단 회장도 만났다고 밝혔지만, 그가 한국에 포럼 참석 차 왔을 때 만난 것이 전부였다.

    외교부는 또 트럼프 당선 즉시 즉각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조기 네트워킹을 위해 고위급 간부를 파견키로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방미를 위한 구체적인 아웃라인은 없는 상태다.

    이에 더해 연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대한 시기 우리 외교의 컨트롤 타워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 역시 심각한 문제다.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직접 밝혔고, 매주 성난 민심이 촛불집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도 박 대통령에게 외치를 맡길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박 대통령이 트럼프와 통화를 하며 '외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그가 국내의 지지와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트럼프 측이 제대로 된 대화 상대로 인정해줄지 조차 의문이란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지금부터 취임 후 몇 개월 동안 트럼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들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며 우리 외교가 그 기간 동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흔들리는 박 대통령을 둘러싼 '외치' 논란 역시 하루빨리 정리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박 대통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총리나 외교부 장관도 중심을 잡고 가기 힘든 상황이다. 내치가 제대로 돼야 외치도 되는 것인데, 불안한 모습"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의 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을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 특사단에서 이런 부분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최대한 빨리 이런 조치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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