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어린아이가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내 최대 팬카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촛불집회를 '최순실을 이용한 권력 강탈 시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촛불집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1일, 박사모 대표인 정광용씨는 박사모 카페 자유게시판에"[성명] 12일 집회는 야권과 문재인의 무덤이 될 것"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정 씨는 이 글에서 "엄격히 말하자면 이번 집회는 촛불집회를 빙자한 노조집회"라고 적은 후 "야당 지도부가 거리로 나서는 목적은 하나다. 헌법에서 정한 절차인 '선거'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날로 먹으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촛불집회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세력도 마찬가지"라며 "최순실에 대한 분노를 이용하여 지금의 야권에게 대통령의 권력을 넘기려는 것"이라고 적었다.
정 씨는 이어 "문재인과 야권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합법적인 절차 없이 권력을 강탈하고 싶은 것이고, 북한 김정은 앞에서 무장해제하라는 말"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을 이어갔다.
말미에 그는 "탄핵할 자신도 없으면서, 탄핵 역풍은 두려워 하면서, 위헌과 공갈과 협박만으로 정권을 강탈하려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 야권의 12일 집회 참여는 야권가 '잡'룡들의 무덤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정 씨의 게시물을 읽은 박사모 회원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 의사를 보내며 응원했다.
'왕**'는 "목숨 걸고 집합시키면 3만 명 모일 거다. 거기에 시민을 빙자한 당원들 모여 시청 앞에서 용산역까지 꽉 차야 20만 명이다. 50만 명 동원한다고 허풍치더라"라고 주장했다.
'1코****'는 "박 대통령의 성역 없는 수사 의지와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진정성 있는 대국민사과에도 하도 갑질을 해대서…. 역풍이 불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사모 회원들의 예상과 달리, 12일 집회는 시민 100만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26만 명)이 모인 가운데 비폭력 평화 시위로 조용히 마무리됐다.
박사모는 앞서 지난 6일 진행된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불법 시위 증거를 찾는 '국민감시단'을 구성하겠다"고 나서 시민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사진='박사모' 카페 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