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수년간 인터넷에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글을 올린 6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남현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모(61)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황 씨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에 동조하는 내용의 이적표현물 모두 207건을 게재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황 씨는 블로그에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은 일반 노동자들이 주인인 나라", "노동자 출신 자식들도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나라" 등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를 찬양하고 주체사상을 미화하는 글을 올렸다.
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만 하면 미국은 까무러쳐서 거의 초죽음이 될 정도로 기겁을 한다"는 등 북한의 군사력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미국의 군사식민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황 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일용 노동에 종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황 씨의 글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의 대남선전선동을 지지하는 내용이라며 황 씨를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황 씨가 표현물의 이적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않으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황 씨는 이적단체에 가입했던 적이 없고, 북한과 관련해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경력도 없으며, 각 카페나 블로그의 운영자나 방문자들과 만나서 논의를 하는 등의 대외활동을 벌인 바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반미자주, 한미동맹 철폐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 내에서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우리 사회는 국민의식의 성숙으로 인해 잘못된 국가관과 사상에 대한 자정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