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14일 전격 제안과 청와대의 즉각 수용으로 성사된 추미애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양자회담에 야권 공조도 중대 기로를 맞게 됐다.
당장 영수회담에서 배제된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지난 9일 대표 회동을 통해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수용' 제안을 일축하고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 관련 야권 공조를 다짐했다.
당시 야 3당 대표는 12일 촛불집회 이후 다시 만나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고 12일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 즉각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 민심이 대폭발했다.
그러나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애초 계획됐던 야 3당 대표 재회동 대신 '박근혜-추미애 양자회담'을 선택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이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단히 잘못되고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추미애 대표에게 '양자회담 취소'를 촉구했다.
특히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추미애 대표가 박 대통령의 야권 분열 기도에 말려든 것이라는 입장까지 나타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추 대표 제안 수용이 야권 분열을 염두에 둔 수라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리고 있는데 밥을 넣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추 대표 제안을 덜컥 받은 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호도해 대통령 임기를 연장해 보려는 술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야 3당 공조의 또 다른 축인 정의당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윤창원 기자)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 입장이 박 대통령 '2선 후퇴'였던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권한은 줄이되 임기는 지켜주는 민주당 방안은 100만 촛불에 타버려 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은 대통령 임기를 보장하는 어떤 수습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국민들은 민주당에게 수습 권한을 위임하지 않았다"며 "국민들에게 야권 균열의 우려만 키우는 단독 회담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15일 양자회담에서 추미애 대표가 박 대통령 퇴진 등 '100만 촛불 민심'에 상당하게 근접하는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야권 균열 가속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추미애 대표가 14일 "허심탄회하게 민심을 전하겠다"고 한 만큼 양자회담에서 추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2선 후퇴가 아닌 '하야' 수준의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100만 촛불 민심 폭발 직후인 지난 13일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국정에서 손을 뗄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따라서 15일 양자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하야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반면에 양자회담이 결렬되면 오히려 '야권 전체의 입장이 정권 퇴진 투쟁으로 단일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석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양자회담은 설득과 최후통첩,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설득이 안 되면 야권과 국민 목소리가 하야로 통일돼 전면적인 하야 투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