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국내 기상관측 이래 가장 극심한 폭염과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으로 곤욕을 치른 한 해로 기억 될 듯하다. 이로 인해 빗나간 예보를 쏟아낸 기상청은 온갖 국민적 원성과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지만 한편으로 국민 다수는 기상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기상은 일상의 한 부분을 넘어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발전한지 오래다. 정확한 기상 관측과 예보는 오보로 인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불필요한 비용과 손실을 줄여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한국기상산업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한국기상산업진흥원 김종석 원장을 만나 기상전문가로서의 소신과 현안 나아가 기상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한국기상산업진흥원 김종석 원장과의 일문일답▶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취임 전 자신을 소개한다면?
공군사관학교 졸업 앨범의 특징은 한 페이지에 졸업생 한명의 사진을 싣고 후배들이 졸업생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게 한다. 그 때 내 앞으로 써진 말은 “미래지향적 성무인”이었다. 내가 기독교인이라 후배들에게 성경에 나오는 요셉처럼 꿈을 꾸고 늘 미래에 대해 고민하라고 얘기하면서 나 역시 그렇게 살았던 모양이다. 그 덕분에 지금도 십년 단위로 내 미래를 꿈꾸며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을 살고 있다.
▶ 공군본부 기상장교로 근무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1982년 공군사관학교 졸업과 함께 기상장교로 임관해 2012년 공군 초대 기상단장을 지내고 기상장교로만 30년 10개월 간 복무했다. 공군 기상은 항공기의 이착륙 및 작전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오보가 나면 조종사의 안전과 작전의 실패로 연결될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군 기상예보 총괄인 중앙기상부장시절에 태풍이 예상 진로와 달리 계속 한반도를 향해 올라와 손 놓고 밤새 간절히 기도만 했던 일이 있었다. 물론 다행히 태풍이 비켜가긴 했지만 정말 창피했다. 그래서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태풍에 대해 연구한 덕분에 태풍 전문가가 됐다.
▶ 이제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수장이 되셨는데 자신만의 소신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 경영철학은 <원 팀(one="" team),="" 원="" 스피릿(one="" spirit)="">이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모든 구성원들이 정직하게 주어진 업무에 열정과 창의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일에 매진할 때 비로소 조직의 시너지가 창출된다고 믿는다.
▶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을 소개하신다면?
2005년 재단법인으로 시작해 2013년 기상청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기상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기상업계의 발전과 기상 산업의 육성, 기상 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한 기상청과 함께 세계적 기술 동향과 정보를 제공해 우리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개도해 가고 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산업 발전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과 ‘기상산업’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는 중요한 기관이다.
▶ 기상산업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기상산업은 기본적으로 기상정보를 다루는 산업이다. 기후변화의 심화로 기상정보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기상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장마가 끼면 공사기간이 훨씬 더 늘어나고 날씨에 따라 레저산업이 큰 영향을 받는다. 열대야의 경우 국민들이 잠들지 않기 때문에 야간 홈쇼핑 산업이 발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날씨가 산업의 80~90%이상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날씨를 단순한 현상으로 생각하는 일부 국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 기상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UN 산하 국제재해경감 사무국 2013년 보고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약 1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로 인해 약 29억 명의 사람이 피해를 입었고, 그중 약 12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자연재해에 의해 경제적 손실도 매우 커서 그 규모가 약 1조 7천억 정도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2010년도에 제1차 국가기후변화대응책을 추진해서 기후 전망에 따른 농수산, 경제, 생태계, 인프라 등의 취약점을 분석해 지자체별로 대책을 수립하고 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성과를 이뤄왔다. 올 2월 발표한 2차 대책은 1차 대책의 성과를 기반으로 분야별로 연계해 통합을 주로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으로 국민의 행복과 안전한 사회 실현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 외국과 비교해 국내 기상산업의 현실은 어떤가?
기상청과 진흥원은 국가 통계로 승인된 기상 산업 부분 통계 자료를 작년에 처음 발표했다. 2015년 기상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상기후산업의 시장규모는 3,693억 원 정도로 조사됐다. 미국이 9조 원(‘12년), 일본이 4,300억(’11년)인 것과 비교하면 산업의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나 국내 기상산업의 형성 시기가 1990년대 후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기상산업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역할과 지금까지의 성과는?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국가 기상망 확충을 위해 각종 기기들을 구매, 유지, 보수하고 있다. 한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상 상황을 조기에 탐측하기 위해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 수퍼컴퓨터를 확보하고, 최근에는 ICT 기술을 접목해 소프트웨어 확충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 기상 연구개발을 통해 2015년까지 8개의 핵심 장비를 국산화 하고 서대문에 기상기업성장지원센터를 개소해 기상기업을 인큐베이팅 하고 있다. 공공주택 태양광 대여사업으로 유명한 ‘해줌’이 바로 기상기업성장지원센터 작품이다. ‘해줌’은 이곳에서 성장해 최근 포스코로부터 30억 원의 투자를 받아 독립했다.
앞으로 미래수요에 대비한 새로운 기상콘텐츠, 기상컨설팅 등 기상산업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기상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측-예보-전파의 고리를 가진 기상기술 연구개발과 개발된 제품의 국내 및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계획이다.
▶ 앞으로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목표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지?
진흥원은 국내 기상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존 산업과 융합한 신산업 영역 개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상 서비스업 육성 지원을 늘리는 한편, 기상장비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자 한다. 국·내외 빅데이터를 활용한 융합 기상서비스 분야는 기상산업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다. 현재 급변하는 기후 관련 시장 트렌드에 발맞출 기상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스타기업을 육성하는 등 정부의 정책방향과 발맞추어 열심히 뛰겠다.
▶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수장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 기상산업의 전망은 밝다. 과거 세종대왕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현재 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다른 나라보다 빠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 가운데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있다. 진흥원도 빠른 발에 맞춰 앞으로 국민들이 필요한 기상정보를 즉시 제공하고 국민의 소리를 정책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또한 기상산업 진흥을 통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대를 리드하는 기상산업을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기상서비스 아이디어를 더욱 발굴해 기상산업 시장이 확대되는 발판을 만들어 나가겠다.
[영상제작]=노컷TV 박철웅PD (http://tv.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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