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두고 당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14일 의원총회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추 대표가 지금이라도 회담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회의가 정회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소집되는 등 긴박하게 전개되는 분위기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무려 3시간 20여분동안 추 대표의 영수회담 참석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의원들은 대체로 추 대표가 당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영수회담을 결정하고 청와대에 제안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해법은 나뉘었다. 이제와서 청와대가 영수회담을 수용한 마당에 취소하기에는 체면이 깎인다는 쪽과, 이제라도 물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석현 의원은 "미리 알았으면 영수회담을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취소해버리면 추 대표 한 사람 뿐 아니라 공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면서 "대통령을 만나 적극적으로 하야할 것을 촉구해라고 설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다소 꼬여버린 상황의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하야', '퇴진'의 강경한 입장으로 당론으로 재설정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 추 대표가 하야의 분명한 민심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당론도 보다 선명하게 정해야 한다는 논리로 당론을 수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공조에 금이 갈 수 있고, 자칫 섣불리 만났다가 아무 성과없이 돌아올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취소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여전했다.
의총장에서 나온 전혜숙, 강창일 의원 등은 "가면 안된다.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기자들에게 "대부분의 의원들이 반대"라며 "당론을 전달하려 했으면 당론을 모았어야지 그것도 아니고 목적이 불분명하다. (추 대표 개인의) 돌출행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의원총회에서 강경한 의견이 분출되자, 지도부는 소집 3시반 15분만에 회의를 정회하고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소집해 의견을 정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