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화가 박모(56) 씨가 자신이 그렸다고 시인한 이우환의 그림 '선으로부터' 위작. (사진=서울지능범죄수사대 제공)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80)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앞서 이 화백은 위작판정난 자신의 그림이 모두 진품이라고 주장했는데, 해당 그림을 직접 위조한 일당이 붙잡힌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서명 위조 및 특경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위조화가 박 모(56) 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2년간 이 화백의 그림(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을 위조한 뒤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김 모(58) 씨 부부의 제의로 이 화백의 그림 약 40점을 위조했고, 김씨 부부는 이를 서울 인사동 A 화랑에 넘겼다.
해당 위작들은 화랑을 통해 수십억 원에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조화가 박모(56) 씨가 자신이 그렸다고 시인한 이우환의 그림 '점으로부터' 위작. (사진=서울지능범죄수사대 제공)
김씨 부부는 위작을 유통해 약 29억 원을 받아 챙겼고, 박 씨에게는 위조 대가로 3억 원가량을 건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박 씨가 위작을 시인한 그림 6점의 성분이 검거 이후 박씨가 재연한 그림 성분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앞서 지난 6월에도 이 화백의 그림 50여 점을 위조하고 유통한 혐의로 현 모(66)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같은달 이 화백은 참고인 신분으로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아 "13점 중 한 점도 이상한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호흡, 리듬, 채색 쓰는 방법이 모두 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경찰은 계속 위작이라고 판단했었고, 지난 6월 4점에 이어 이번에 6점에 대한 위조범을 검거함으로써 위작이라고 판단했던 근거가 더 보강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국과수에서 위작으로 판명난 이 화백의 그림 13점 중 10점의 범죄행각이 밝혀졌다.
경찰은 확보한 이 화백의 그림 13점 중 남은 3점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