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종료 후 FA권리를 행사한 이원석이 삼성과 4년 27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집안 단속에 치중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외부 선수를 영입했다. 대상은 두산 베어스의 이원석이다.
삼성은 21일 "내야수 이원석과 4년 총 27억원(계약금 15억원, 연봉 3억원)의 조건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원석은 지난 11일 열린 FA시장에서 3번째로 계약한 선수가 됐다. 그러나 팀을 옮겨 계약한 것은 이원석이 처음이다. FA계약의 포문을 연 두산 김재호(4년 50억원)는 원소속팀에 잔류했다. 2호 계약 KIA 타이거즈 나지완(4년 40억원) 역시 유니폼을 바꿔입지 않았다.
삼성은 이원석이 다양한 포지션에 능한 점을 주목했다. 삼성은 "이원석이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며 "이원석의 가세로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체제를 구축해 라이온즈 내야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석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다. 그는 "훌륭한 구단에 좋은 조건으로 뛰게 돼 기쁘다. 몇 차례 연락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나를 진심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새로운 소속팀 삼성을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간 소속팀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삼성이기에 이번 계약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삼성은 지난 2005년 당시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던 심정수와 박진만을 동시에 데려오는 과감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외부 FA 영입에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오승환, 박석민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FA로 팀을 떠났지만 내부 육성으로 빈자리를 채웠을 뿐 외부에서 데려오지 않았다. 이원석은 무려 12년 만에 나온 삼성의 외부 FA 계약이다.
일단 올해 삼성은 집안 단속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최형우, 차우찬과 협상은 아직 진척되지 않았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 신분조회까지 받은 상황이라 몸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한 이후 막강한 자금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두 선수를 붙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