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보복성 조치로 한류 전면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재차 전해지면서 연예계가 불안에 휩싸였다.
업계에서는 이미 한중 문화 협력사업에 투입된 중국 자본 규모가 큰 만큼, 중국 측도 사드 보복 조치로 이를 쉽게 철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아 왔기에 이번에도 큰 기대는 안한다"는 체념 섞인 비판을 내놓고 있다.
2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 연예가 소식에 정통한 웨이스관차성(衛視觀察生)이란 아이디의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장쑤(江蘇)성 방송국 책임자가 '한국 스타가 출연하는 모든 광고 방송을 금지하라'는 상부 통지를 받았다. 사태가 긴급하다. 방송사 모두 행동에 들어갔다"는 글이 올라왔다.
중앙일보는 "이후 중국이 한반도 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한류 스타의 광고를 포함해 한류에 대한 전면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며 "전국 방송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모호했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실체를 드러냈다. 중앙의 공식 문건을 기다리는 상태"라는 현지 연예 매체들의 보도를 전했다.
이날 갑작스레 소식을 접한 국내 연예계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의주시하면서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몇 개월 전에도 비슷한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 얘기가) 쏟아졌는데, 그 이후에도 예정됐던 (중국) 공연이나 드라마는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요즘은 제작 단계부터 아예 (중국이) 지분을 투자하고 협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에 진행되던 것은 예정대로 흘러가야 할 상황 아닌가"라고 전했다.
"조심하는 분위기인 것은 맞지만, 이미 인기가 있고 입지를 다져놓은 한류 스타들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중국 자본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고, 한중이 협력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상황이다. 서로 수익을 나눠 가져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쪽(중국)에서 어느 정도까지 강도 높게 규제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중국 측의 한류 금지 관련) 법령 시행이 되면 어떤 실효가 발생하느냐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 "사드 관련 한류 문제 장기화 우려…당장 엔터사 주가폭락 큰 타격"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지난 번 (한류에 대한 사드 보복 보도가 나왔을 때)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국가적 차원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정부에는) 큰 기대는 안 한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단 회사 분위기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중국 측 투자를 받아 설립된 한 연예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아직 중국 측에서 공식 공문을 받거나 한 것은 없는데, 일단 사드 관련 문제는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방송 이외 수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었다. 내년 상반기 한국, 중국, 일본 동시 방송 예정인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한 번 알아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해외보다는 국내 사업에 주력해 온 연예기획사의 경우 그나마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사실 우리는 중국 자본이 들어와 있는 기획사도 아니고, (소속 연예인들이) 중국 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몸으로 느끼는 특별한 타격은 없다"며 "소속 중국인 멤버들도 현재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주 (중국 현지) 녹화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상황을 지켜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진출이 활발한 대형 기획사들의 경우 당장 주가 폭락에 따른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중국의 한류 금지령 소식이 전해진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전 거래일 대비 SM이 -8.16%, YG가 -6.9%로 큰 폭 하락 마감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상장된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경우 주가 폭락으로 실질적인 타격이 큰 상황이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에 대비해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며 "예를 들어 신인일 경우 (한한령이 없었을 때는) 갈 수 있는 (해외시장 진출) 길이 많았다면, (한한령으로 인해 한류 스타에 대한) 반응이 차가워질 경우 움직임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고, 한류 스타, 콘텐츠에 대한 니즈도 많은 상황이기에 (한한령을 이유로) '어떡하지?' 하면서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