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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협정…우리것 다 긁어서 주는 격"

국방/외교

    "한일 군사정보협정…우리것 다 긁어서 주는 격"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 "한중관계, 日 자위대 빌미, 휴민트…잃을 게 너무 많다"

    - 미국 제1전략은 중국과 러시아 견제
    - 한미일 동맹…우리 총알받이 되나
    - 사드까지 배치되면 한중관계 더 악화
    - 앞으로 트럼프 오면? 협상카드 이제 없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7:50)
    ■ 방송일 : 2016년 10월 17일 (월) 오후 0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세종연구소)

    ◇ 정관용>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오늘 국무회의 통과됐고요. 내일 양국이 서명하는 일만 남았답니다. 반대 여론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오늘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협정 체결에 반대하면서 설전을 벌이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하죠. 먼저 전문가의 얘기 좀 들어보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홍현익 박사 나와계시죠?

    ◆ 홍현익>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4년 전에 하려다가 말았던 걸 지금 갑자기 막 밀어붙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홍현익> 첫 번째는 미국이 오바마 행정부 임기 만료 전에 한미일 동맹 만드는 기반을 다 다지겠다 이런 목표하에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던 거 같고요. 두 번째는 다 짐작하시는 것처럼 지금 모든 국민의 화살이 대통령 하야 쪽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가 5%밖에 안 되잖아요?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는 지지가 그래도 한 15% 나옵니다. 손해볼 게 없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위기를 강조하면서 안보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서 지도자의 이미지를 한번 회복해 보려고 하고 그리고 이걸 계기로 진보보수 전선이 형성되면 재기도 가능하다 이런 생각에서 이걸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두 가지가 복합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미국이 압박한다는 증거는 있습니까?

    ◆ 홍현익> 왜냐하면 10월 5일에 국회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대해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군장성 출신으로서 군사적 필요성은 있다고 보지만 한일 관계의 특수성에 비춰봐서 여건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까지 얘기했습니다. 여건조성, 분위기 조성.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지금 안 하겠다는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홍현익> 그런데 불과 20일 만에 갑자기 이거 체결해야 된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제 26일 만에 이거 체결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10월 5일과 10월 28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10월 19일하고 20일에 한미국방외교장관 2+2 회담과 한미 국방부 장관 간에 연례안보협의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다 기억하시다시피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순환배치를 언론에 브리핑까지 해 놓고 미국한테 아무것도 얻은 게 없죠. 그래놓고 우리가 짐만 잔뜩 가지고 온 거죠. 지금 그동안에 수년 동안 미국이 공들여온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끝나기 전에 반드시 체결해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한미동맹에 이상이 있다 이런 걸, 거기까지는 제가 정확히 보지 않았으니까 모르지만 상당한 압박을 가했을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러면 미국은 한일 간에 이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무엇을 얻는 겁니까?

    ◆ 홍현익> 얻을 게 수만 가지죠.

    ◇ 정관용> 수만 가지요?

    ◆ 홍현익> 지금 미국의 제1전략은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견제하는 건데요. 한국이 양다리 걸치기 하고 있잖아요. 한중관계도 잘해 보고 한미동맹은 기축으로 삼고. 그런데 이게 이래서는 미국이 중국 견지하는 데 한국을 이용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사드 배치해 놓고 그다음에 완전히 한국을 반중국가로 만들겠다는 거죠. 지정학적으로 지도를 놓고 보시면 미국과 일본, 중국 그 사이에 한국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한미일 동맹을 만들면 한국은 완전히 척후병 내지는 전투병이 돼서 나쁘게 말씀드리면 참 애통하지만 일본과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상황에 우리는 멋모르고 계속 끌려가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초창기만 해도 안 그랬어요. 처음에 중국에 먼저 특사를 보내시고 그래서 상당히 균형적 외교를 한다 이렇게 생각이 됐는데. 그게 이제 천안문 맞외교한 다음에 미국에 가서는 완전히 미국의 압박에 짓눌려서 오셨는지 그다음부터 완전히 대미일변도로 갔어요. 그러니까 이제 중국이 보기에는 너무나 의아스럽죠. 그래서 경제가 참 걱정입니다. 지금 한중 간에 교역관계 이런 게요.

    22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의결된 가운데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의결중단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정관용> 지금 중국에서는 우리 한류 스타들 직접적인 제재까지 가시화되는 그런 상태 아니겠습니까?

    ◆ 홍현익> 그렇죠. 그게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직 사드가 배치 안 됐으니까 그렇지 배치되면 점점 더 아마 중국의 날카로운 발톱을 우리가 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안보적 차원만 떼어놓고 보면 이런 국제정치적 관계 말이죠. 그것만 놓고 보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게 그래도 좀 있지 않을까요?

    ◆ 홍현익> 얻는 건 이제 잠수함을 조금 탐지하고 그러는데 일본의 초계기 같은 게 77대가 있대요. 우리보다 상당히 많죠, 몇 배 많습니다. 우리에게 일본이 잠수함 정보를 준다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그 대가로 우리도 한국의 잠수함 정보 다 줘야 되거든요. 그러면 한일 간에 잠수함 부분에 있어서 종속적으로 한일 간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요. 얻는 거 못지않게 그것만큼 잃는 게 많다는 거죠.

    또 하나는 북한에 미사일을 쏜다고 할 때 일본은 아무래도 우리와 떨어져 있잖아요. 그러면 이지스함 이런 데서 수평선의 아래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이나 이런 것을 쏠 때 일본보다 훨씬 더 먼저 탐지합니다. 그러면 이게 1분 1초가 아까워서 하는 건데 우리가 먼저 탐지하는데 뭘 얻겠어요?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보는 이게 미국하고 한국 간에는 확실한 정보 공유가 되고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이미 되고 있죠.

    ◆ 홍현익> 거기다가 추가적으로 일본한테 얻을 정보는 사실 많지 않다. 그러나 이제 반면에 우리가 줄 정보는 너무너무 소중한 정보들을 많이 주죠. 휴민트, 인적 정보 같은 건 일본한테 너무나 소중하고요. 그다음에 미사일 방어에 있어서 중국이나 북한에서 일본으로 날아올 때 결정적인 정보를 우리가 주게 되죠. 그러니까 언젠가 시점이 되면 이걸 체결할 수도 있을 때가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때는 독도에 대해서 일본이 야욕을 버리고 그리고 그야말로 동북아의 평화가 보장이 되면서 그야말로 한일 간에 역사 문제나 과거사 문제, 영토 문제 이런 게 없을 때 하는 것이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홍현익> 그리고 미국한테, 미국이 가장 득을 보니까 미국한테도 전략자산의 상시순환배치를 얻고 우리가 이걸 해야지 아무것도 얻지 않고 우리가 다 주면 정작 트럼프 등장하는 데 트럼프에 대한 협상카드를 미리 다 써버리는 거예요. 아무 대가도 없이. 그러니까 이건 정말 지금 이 시점에. 저는 결사반대는 아니라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은 아니다. 트럼프가 등장하고 또 아베 정권이 독도에 대해서는 적어도 야욕을 버릴 때, 그때쯤 해야지 지금 하는 거는 사실 너무 무모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아주 구체적으로 독도 문제라든지 또 미국과 관련해서는 전략무기 상시순환배치라든지 뭔가 우리가 따내는 게 있어야 하는데 하나도 없다?

    ◆ 홍현익> 말로만 따낼 것처럼 하고 실제로 아무것도 못 얻어놓고 우리가 줄 거는 정말 긁어서 다주는 그런 형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걱정이 되는 게 한중관계 앞으로 심각해질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럴 것 같아요.

    ◆ 홍현익> 지금은 중국이 저러고 있지만 내년에 사드 배치될 때쯤 우리 경제가 휘청휘청하지 않을까. 저는 정말 제 기우이기를 바랍니다.

    ◇ 정관용> 일각에서는 이번 이 협정으로 인해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에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하는데 거기까지 연결이 됩니까?

    ◆ 홍현익> 그럼요. 이게 이제 이지스함이 이거 북한이 미사일 발사할 동향인데 서해나 동해쯤 들어와서 보겠다고 그러는데 우리 정부가 그거 막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런 거 체결해 놓고 정작 협력하려고 한반도 현해탄 넘어서 오는데 왜 막느냐, 이럴 수 있고요. 그다음에 이제 일본의 지금 안보전략이 적기지공격론이에요. 이게 북한에서 서투르게 나와서 미국에 대해서 위행이라고 하면 북한의 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다까지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게 북한의 정보를 다 주면 거꾸로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주는데 일본은 이거를 악용해서 북한에 대해서 먼저 선제공격하면 그다음에는 한반도에 전쟁이 납니다. 그러면 이게 오히려 위험한 행위가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얻는 거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만 생각할 게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가 진짜 동북아의 평화를 바라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데 정보를 준다면 오히려 한반도의 상황을 불안하고 평화를 깨는 데 정보를 줄 수 있거든요. 이거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홍현익>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세종연구소의 홍현익 박사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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