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검열 툴'을 개발하면서까지 중국 시장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성공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23일(현지시간) "자유로운 스피치를 포기하는 대가로 페이스북이 중국 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미 중국 내에 형성된 소셜 미디어 생태계 내에서 페이스북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페이스북과 비슷한 스타일의 메시징 앱 렌렌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것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중국의 페이스북'으로 불렸던 렌렌은 소프트방크가 거액을 투자했고, 초기에는 1억6천만 명의 이용자를 가졌다. 2011년 기업공개를 했을 당시 뉴욕 증시에서 주당 18.01달러에 거래돼 7억4천3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당 1.81 달러로 정확히 10분의 1토막이 나 있다.
모바일을 선점한 위챗의 힘 때문이다. 위챗은 현재 8억4천600만 명의 월간 이용자를 갖고 있다. 중국인 대다수가 가입해 있는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위챗은 페이스북이 노리고 있는 영역을 이미 모두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에게 위챗은 메시징 앱을 넘어서 인터넷 그 자체이고,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위챗은 페이스북 스타일의 타임라인 피드인 모멘트도 갖고 있고, 결제, 쇼핑, 은행업무, 약속 등 모든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글로벌 브랜드가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는 것도 페이스북의 장래에 어둠을 드리운다.
세계 최고의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의 참패가 이를 입증한다. 중국인들은 같은 서비스라면 중국 자체의 것을 이용하는 민족적 경향이 강하다. 결국, 우버는 중국 내 경쟁업체였던 디디에게 중국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전날 뉴욕타임스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검열 툴 개발에 대해 "완벽한 대화는 아닐지라도 일부분 만이라도 대화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많은 인력이 페이스북을 떠났다. 페이스북이 추구해온 '개방'과 '연결'이라는 이상이 중국 당국의 검열 수용이라는 현실적 타협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한 실망감의 표시였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저커버그의 공격적인 중국 마케팅이 오히려 페이스북에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테크크런치는 "자유로운 소통을 포기한 대가는 페이스북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고, 결국 서방 세계의 이용자를 떠나게 하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