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제 경기남부청장. (사진=경찰청 제공)
범국민적인 퇴진 요구를 받는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촛불 정국에 맞서 집회관리에 능통한 '경비통' 지휘관들을 대거 승진시킨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김양제 중앙경찰학교장(치안감)을 치안정감 직위인 경기남부경찰청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을 포함한 경찰 치안정감·치안감 승진·전보 인사를 28일 발표했다.
서범수 경기북부경찰청장(치안감)도 경찰대학장(치안정감)으로 승진·내정됐고, 박경민 전남경찰청장은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인천경찰청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긴다.
치안정감 6개 보직 중 경찰청 차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유임됐다.
충남 보령 출신인 김양제 경기남부청장 내정자는 간부후보생(33기) 출신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경비2과장·종로경찰서장·101경비단 부단장 등을 맡으며 경비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았다.
서범수 경찰대학장. (사진=경찰청 제공)
경남 울산 출신인 서 내정자는 행정고시(33회) 출신으로 경정에 특별채용되면서 경찰에 입문했다.
부산경찰청 교통과장과 수사과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울산경찰청장 등을 맡으며 치안 경험을 쌓았다.
박 내정자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찰대(1기)를 졸업하고 경찰에 입문한 뒤 광주지방경찰청 차장, 경찰청 대변인, 전남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박경민 인천청장. (사진=경찰청 제공)
서 내정자와 김 내정자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예상된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 내정자는 '원조 친박계'로 꼽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동생으로 정권의 비호를 받는 만큼 승진이 유력하다는 설이 파다했다.
김 내정자는 조직 내 경비통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심상치 않은 촛불정국을 관리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이로써 치안 총수뿐 아니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치안 지휘부를 모두 경비통으로 배치하게 됐다.
치안감 승진자들도 '경비통'이 절반이다.
경무관 6명의 치안감 승진·내정자 중 3명이 청와대 외곽 경비를 하는 101경비단을 거쳤다.
101경비단 출신 치안감 승진자는 경찰청 수사국장으로 내정된 원경환 경무관(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 파견)과 경찰청 교통국장으로 내정된 남택화 경기남주청 제1부장, 경찰청 경비국장으로 내정된 박건찬 서울청 경비부장이다.
이밖에 행정자치부 파견 치안정책관 박기호 경무관이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민갑룡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장이 서울청 차장으로 조현배 경남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 기획조정관으로 승진과 함께 자리를 옮긴다.
또 이주민 울산지방경찰청장을 경찰청 외사국장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감 18명의 수평이동도 이뤄졌다.
이번 인사는 여러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정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찰 고위직 인사가 제때 이뤄져야 이후 일반 정기 인사가 이뤄져 치안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됐다.
경찰청은 "업무 성과와 전문성, 도덕성 등에 대한 평가와 입직경로 및 출신지역 등을 고려했고, 개인 경력과 능력도 감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