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민중총궐기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모습이다. (사진=이한형 기자)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기 단축 등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일임하겠다"고 밝히자 "탄핵을 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야권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의 예상대로 국회에 공을 넘기고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극심한 정쟁이 일어나도록 '이간계'를 쓴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적었다.
표 의원은 또 "일부 정치세력은 몰라도 다수 의원과 국민은 흔들리지 않는다. 과거 통했던 정치공작은 이제 안 통한다"고 단언했다.
더민주 정청래 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민주 정청래 전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국민과 끝까지 싸우자 한다. 국민은 국회와 헌재의 소모적 탄핵 절차보다 즉각 퇴진을 원했지만 박근혜는 이를 거부했다"며 "국회에 모든 공을 넘기고 자신은 시간 벌기를 택했다. 국민의 피곤함, 스트레스는 안중에 없다. 국민은 죽든 말든 내 길을 가겠다고 (한다)"라고 일갈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박근혜, 조건 없는 즉각 퇴진 거부. 나는 모든 걸 내려놓을 테니 그 시기와 방법은 국회가 결정하라. 공을 국회에 던졌으니 국회가 탄핵을 하든지 마음대로 해보라. 국회는 지리한 공방을 하라. 나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게 박 대통령의 주장이라는 요지의 글을 덧붙였다.
더민주 우원식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민주 우원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 세 장을 공개하며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서명을 시작했다. 대통령의 탄핵 모면용 세 번째 기자회견 직후 의총을 소집해 즉각 탄핵 서명에 돌입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 의원은 또 "도대체 자신이 한 일은 말을 하지 않고 주변 관리만 잘못 했다니…. 즉각 퇴진하지 않고 임기 단축을 국회에 맡기겠다니…. 아직도 상황 판단이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이렇게 국민을 무시하다니…. 우리는 물러나지 않고 탄핵으로 나아가겠다.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고 적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 결의'라고 적힌 A4용지가 눈에 띈다.
더민주 김광진 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민주 김광진 전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담화 직전엔 "박근혜에게는 기대하는 것이 없다. 다만 3차 발표에서는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적었다.
담화가 끝난 직후엔 "임기 단축을 말했지만, 2차 담회에서도 검찰조사 받겠다는 약속(했던 것을 그 후에)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3차 담화의 진정성을 위해선 검찰 조사부터 받으시라"고 일갈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탄핵에 대한 시간을 빼고 개헌으로 이슈를 돌리겠다는 꼼수 중의 꼼수"라며 "대통령직은 정치권의 합의가 아니라 자신이 오늘이라도 당장 내려놓으면 그만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남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던 모습. 왼쪽이 김용태 의원이다. (사진=윤창원 기자)
얼마 전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김용태 의원(무소속)도 자신의 페이스북와 트위터에 "대통령 담화를 보고…. 역시 국민의 기대를 무참하게 저버렸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또 "국회에 어물쩍 공을 넘겨 시간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나본데 어림없는 소리다.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 법 안 지키는 대통령에 맞서 법 만드는 국회는 법대로 하자. 국회는 정기국회 안에 바로 탄핵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만약 어물쩍하게 시간을 보낸다면 국민은 광화문이 아니라 여의도로 모일 것이다. 그리고 국회를 해산시킬 것이다"라며 "역사와 국민이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고 의미심장하게 글을 마무리지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과 탄핵의 물결을 잘라버리는 무책임하고 무서운 함정을 국회에 또 넘겼다"며 말문을 열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사진=윤창원 기자)
박 비대위원장은 이어 "대통령 스스로의 책임 및 반성은 없고, 특히 퇴진 일정을 밝히지 않고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것은 여야로 구성된 국회에서 현재의 여당 지도부와 어떠한 합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산한 퉁치기와 떠넘기기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우리는 대통령의 꼼수 정치를 규탄하며 야3당, 새누리당의 양심적인 의원들과 계속 탄핵을 추진하겠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