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목 밤 10시에 KBS 2TV에서 방송되는 '오 마이 금비' (사진=KBS)
경쟁작들과 달리 전지현·이민호라는 톱스타도, 남주혁·이성경이라는 라이징스타도 없이 출발한 KBS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에 대한 초기 관심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니만피크병(아동치매)에 걸린 '유금비'(허정은 분)와 철없는 아빠 모휘철(오지호 분)가 성장하며 서로의 결핍을 채워간다는 이야기는 자칫 '신파'로만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오 마이 금비'는 작지만 저력 있는 드라마였다. 지난주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시청률은 동시간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주인공이자 타이틀롤이며 극을 이끌고 가는 '유금비' 역의 허정은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인 전개 없이 뚝심 있게 진행되는 이 드라마는 '후반 약진'을 기대 중이다.
29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오 마이 금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보다 규모가 작은 간담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다.
KBS 정성효 드라마센터장은 "오지호 씨나 금비(허정은)나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매진하고 있다. 요즘 사회 분위기도 있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오 마이 금비가) 좋은 울림으로 기억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아역이 연기를 잘하는 경우는 많지만, 미니시리즈에서 타이틀롤을 맡고 있는 경우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아역이) 도구적으로 활용되는 게 아니고 금비가 주인공으로서 연기도 잘하고 해서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오고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건준 CP는 "이 겨울에 (오 마이 금비가) 가슴이 따뜻한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지만 소박하고 진실된 드라마다. 저희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따뜻하고 착하고 예쁜, 가슴에 울림을 주는 드라마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 마이 금비'의 김영조 PD (사진=KBS 제공)
김영조 PD는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어른들이 변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휘철과 금비의 부녀 관계다. 작가분 스타일도 정서가 강하신 분이라 이야기를 세게 집어넣어서 자극적으로 가지 않으신다. 소가 걸음을 걷듯, 현실적이고 우직하게 진실된 이야기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릴 금비의 '병'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도 "너무 가슴 아파하실까봐 섣불리 못 가는 게 있다. 슬픈 걸 보고 싶은 분들은 없으실 테니. 어떻게 밸런스 맞출 것인가가 저희의 숙제"라며 "금비가 큰 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맞서면서 행복 찾아가는 모습을 그릴 것이다. 세상이 척박한데, 이 드라마를 통해 세상이 아이들을 좀 더 사랑하게 되고 대한민국 사회가 1cm라도 좋은 쪽으로 움직였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역도요정 김복주', SBS '푸른 바다의 전설' 경쟁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김 PD는 "처음 이걸 맡았을 때 SBS에서 그 작품(푸른 바다의 전설)을 할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하지만 그걸 안다고 해도 (이 작품을) 했을 것 같다. 이게 되게 KBS스러운 작품이지 않나. 요즘 드라마를 보면 겉멋만 추구하는 작품도 일부 있어서 5분도 못 볼 때가 있다. 저희는 진짜 좋은 드라마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찍고 있다"며 "시청률이 3~4부(지난주)에 내려가서 가슴이 아팠지만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작가분, CP님과 얘기했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마음'만 놓치지 않는다면 시청자 분들도 사랑해 주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