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사 (사진=자료사진)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사팀장으로 '강골 특수통' 윤석열 검사를 1호 영입하며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수사에 대한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윤 검사에게 '박근혜 특검'이나 다름 없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수사의 실무를 맡기면서 '두 번째 대결'을 위한 칼자루가 쥐어졌기 때문이다.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때 박근혜정부에 정면 도전했던 윤 검사의 합류는 "수사영역을 한정하거나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일성을 내뱉은 특검의 보증수표다.
윗선의 수사 외압을 공개 폭로하며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던 윤 검사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물러난 뒤 현 정권의 검찰에서 한직을 떠돌며 그동안 수사 일선에서 멀어져 있었다.
저돌적 스타일로 뛰어난 수사력을 인정받던 그가 대통령을 겨냥한 칼잡이로 다시 돌아오면서 대결의 2막이 오른 셈이다.
윤 검사는 특검 논의 때부터 수사팀장급으로 거론되자 "칼은 두 번 휘두르는 게 아니다"는 말로 주변에 고사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 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 특검이 직접 설득에 나섰어도 처음엔 "나는 빼달라"며 사양했으나, 거듭된 강권에 수용했다고 한다.
박 특검은 "복수 수사를 할 사람이면 뽑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 검사에 대한 신임을 보냈다. 복수가 아닌 수사로 말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윤 검사가 파견검사 20명을 비롯해 수사인력만 100명이 넘는 '매머드급 특검'의 수사 실무를 총괄하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특히 그가 특수통 검사들의 신임을 받고 있어 '드림팀 특검' 구성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정국의 태풍이 된 의혹 진상 규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함께 재단 기금 모금의 대가성 여부에 따른 뇌물죄 적용 등은 특검팀이 검찰 수사보다 한 발 더 나아가야 하는 조사 목표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미스터리인 '세월호 7시간' 의혹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윤 검사 입장에서는 검찰 선배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비호·방조 의혹도 직접 조사해야 한다.
특검 조사 대상인 '정윤회 문건' 수사를 들여다 볼 경우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현 검찰총장을 상대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박 특검은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파헤치는 끈기와 분석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윤 검사를 평가했다.
박 특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 인수인계를 논의하고 수사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4명의 특검보 임명을 위한 인선 작업도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