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사진 왼쪽)과 찰스 로드 (자료사진=KBL)
4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창원 LG를 82-77로 누른 울산 모비스의 승리 과정은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연속이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이 가능한 2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찰스 로드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휴식을 주기 위한 교체가 아니었다. 유재학 감독은 "우리 선수가 자유투를 던지면 공격리바운드 자리에 서야 하는데 선수들이 가라고 해도 로드가 안가겠다고 했다. 그런 자세로 어떻게 경기를 하나 싶어서 뺐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집중력이 저하된 선수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던 것이다.
당시 스코어는 31-36. 이후 모비스는 함지훈과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중심에 서서 공격을 이끌었다. 공간을 활용한 공격이 잘 통했다. 또 로드의 벤치행을 보며 선수들은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전반은 38-38로 끝났다. 짧은 시간동안 모비스가 대반격을 펼칠 것이다.
유재학 감독은 "(로드를 교체한 것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잘 됐다. 5점 지고 있다가 동점으로 끝났으니까"라며 웃었다.
모비스에게는 4쿼터 중반 또 한번의 고비가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팀이 63-67로 뒤진 4쿼터 종료 5분53초를 남기고 로드 대신 블레이클리를 투입했다.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그런데 블레이클리는 투입된지 18초만에 5번째 반칙을 범해 코트를 떠나야 했다. 계산이 틀어졌다.
모비스는 결국 다시 로드를 투입했다. 로드는 각성한 상태였다. 4쿼터 마지막 5분을 지배했다. 로드는 4쿼터에서만 8점을 몰아넣어 역전승의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유재학 감독은 로드 투입 후 펼쳐진 반전을 떠올리며 "경기 모르는거다"라며 웃었다.
로드는 26점 13리바운드 6블록슛을 올리며 활약했다. LG의 센테 제임스 메이스를 상대로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했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1차전 때 팀은 졌지만 로드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는 한번 어려워하면 계속 어려워하는데 로드가 메이스에게는 크게 어려움을 못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유재학 감독은 "3-4쿼터에 상대가 많이 달아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스코어를 보면 3점차, 2점차 상황이 그랬다. 상대가 못 달아난 것이, 우리에게는 운이 따랐다. 점수가 벌어졌을 때 지역방어로 바꾼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