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에 흔들렸던 새누리당 비주류가 다시 탄핵연대에 합류했다.
비주류 협의체인 비상시국회의는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장시간 격론 끝에 사실상 무조건 탄핵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비상시국회의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문제에 대한 여야의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그러나 그럼에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비상시국회의는 9일 탄핵표결에 조건없이 참여할 것"이라고 회의 결과를 전했다.
야3당이 이미 탄핵안을 발의했고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상관없이 탄핵 표결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비상시국회의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하며 파부침주의 각오를 밝혔다. 청와대로부터 그런 요청을 받은 바 없고 향후 요청이 있더라도 거부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상시국회의 간사인 황영철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황 의원은 또 "비상시국회의는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탄핵 표결에 적극적으로 임할 뜻을 강하게 암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을 비롯해 29명이 참석했고, 황 의원은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가결 정족수는 충분히 채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종 단계에서는 표결 없이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3차 담화 이후 비주류가 이탈하며 부결 가능성이 농후했던 탄핵 전망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오는 9일 표결 시점까지 특별한 변수가 없고 비주류가 약속을 차질없이 이행한다면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야당도 즉각 환영의 뜻과 함께 기대감을 나타냈다.
탄핵대오에서 이탈 징후가 뚜렷했던 비주류의 입장이 이처럼 급반전한 이유는 유례없이 강렬한 기세로 타오르는 ‘촛불’의 힘이라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 결정에 맡긴다고 밝히자, 여야 정치권은 어쨌거나 박 대통령 본인이 퇴진 문제를 거론한 이상 성난 민심도 어느 정도 누그러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하지만 성난 민심은 87년 6월항쟁을 뛰어넘는 230만개의 촛불로 화답했고 여의도 정치를 압도하며 정치권 전체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