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김계원 전 창군동우회 회장이 3일 오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4일 밝혔다. 향년 93세.
김 전 비서실장은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른바 10·26 사건 당시 궁정동 현장에 있었던 주요 인물이다.
그는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과의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중요임무종사미수 공모 혐의를 받아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어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1988년 특별사면복권됐다.
그는 199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26 사건 직후 자신이 최규하 당시 총리에게 사건 내용을 보고했으나, 최 전 총리가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위증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0·26 사건이 정치적 목적으로 계획된 사건이 아니라 김 전 중정부장의 우발적 살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92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김 전 비서실장은 연희전문학교와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하고 박정희 정권 당시 육군 참모총장과 중앙정보부장, 주대만 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은퇴 이후에는 창군동우회 회장을 지냈다.
유족 측은 김 전 비서실장이 병상에서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건을 전해듣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빈소는 고대 안암병원에 차려졌다. 발인은 7일 오전 10시.
유족으로는 부인 서봉선씨와 기화산업 대표·한국스페셜올림픽 이사인 장남 병덕씨, 미국 체류 중인 차남 병민씨, 장녀 혜령씨 등 2남1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