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이 수술로 클럽월드컵에 불참하는 전북 골키퍼 권순태(오른쪽)는 묵묵히 자신의 그림자 역할을 했던 홍정남이 세계적인 클럽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전북 현대는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10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축구를 대표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전북은 주전 골키퍼 권순태 없이 클럽월드컵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권순태는 올 시즌 내내 오른쪽 정강이에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병명은 피로골절.
지난 1일 전북 완주 클럽하우스에서 CBS노컷뉴스와 만난 권순태는 “6일에 수술을 받는다”면서 “큰 수술은 아니다.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하기 위해서 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클럽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혔다.
권순태는 “솔직히 클럽월드컵에 나가지 못해 아쉽다. 욕심을 내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내년에 여파가 클 것 같아 고민 끝에 (수술을) 결정했다. 병원에서 TV로 많이 응원하겠다”고 아쉬운 속내도 감추지 않았다.
권순태의 불참으로 당장 전북은 든든했던 골문을 지켜야 할 새로운 선수를 찾아야 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8경기 가운데 35경기에 출전한 권순태라는 점에서 빈자리가 크지만 전북은 클럽월드컵에 권순태를 제외한 프로 10년차 홍정남과 2년차 김태호, 신인 황병근까지 3명의 골키퍼를 등록해 각 대륙의 클럽 챔피언과 맞서야 하는 중책을 맡겼다.
◇ “내 특기는 끈기, 악성 댓글 날려보겠다”
홍정남은 상주 상무를 포함해 프로 통산 26경기에 출전했다. 경기 수는 적지만 전북에서 꾸준히 권순태의 백업 역할을 소화했다. 김태호는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고, 황병근은 올 시즌 3차례 전북의 골문을 지킨 경험이 있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은 홍정남에 갈 수밖에 없다.
클럽월드컵을 앞둔 홍정남은 ‘기회’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클럽월드컵이 큰 대회라 긴장도 되고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해온 대로면 별탈 없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태형이 클럽월드컵에 못 나간다는 기사 댓글에 ‘홍정남은 약하다’, ‘큰 점수 차로 질 것 같다’는 댓글을 봤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런 댓글은 없어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홍정남은 ‘나는 끈기있는 선수다. 프로에서 보낸 10년 동안 다른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도 많이 봤다. 하지만 나는 전북에서 버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럽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권순태도 후배들의 경기력을 높이 샀다. “내 욕심 때문에 묵묵히 희생한 후배들이 피해를 봤다. 후배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는 권순태는 “후배들의 기량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