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산란 닭이 무더기 살처분되면서 벌써 내년 여름철에 계란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기준 AI 의심축 신고는 모두 36건으로 이 가운데 26건이 양성으로 확진됐고 10건은 검사가 진행중이라고 5일 밝혔다.
또, 예방적 살처분을 위해 조사했던 43개 농장도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양성 확진 판정 농장은 강원과 경기, 충남·북, 전남·북, 세종 등 7개 시.도 18개 시·군 69개 농장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이들 양성농가를 포함해 인근 농장 등 모두 127개 농장에 대해 닭과 오리 383만 마리를 살처분 완료했으며, 앞으로도 21개 농장 300만 마리를 추가 살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처럼 살처분됐거나 예정인 가금류 가운데 산란계가 무려 70%인 480만 마리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9월말 기준 국내 전체 산란계 사육마릿수 7000만 마리와 비교해선 6.8%에 달하는 규모로, 우리나라 계란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량이다.(CBS노컷뉴스 12월 4일자 보도 참조)
농식품부는 지금처럼 AI가 확산돼 산란 닭이 추가 살처분될 경우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산지 계란값 폭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번 AI로 산란 닭 48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 우선 당장 하루 270만 개 정도의 계란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더구나 이번에 살처분된 산란계 가운데 19만6000마리가 산란 종계로 병아리 공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상태로 가면 내년 여름철 계란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이처럼 산란계 농장이 AI 직격탄을 맞은 것과 관련해 계란 운반차량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계란 운송차량 1500여대 가운데 상당수가 GPS를 부착하지 않고 불법 운행하기 때문에 AI 방역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5일부터 전국 모든 계란 운반차량에 대해 일제 단속을 벌여 GPS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에 대해선 운행을 중지하는 등 강력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족한 계란을 확보하기 위해 영남지역 산란계농장에 차량 이동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남지역 진출입 도로에 설치한 방역초소를 현재 15개에서 51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6일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해 AI 위기경보를 현재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