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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 진실 찾으려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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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 진실 찾으려는 아이들

    JTBC 새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제작발표회

    오는 9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되는 JTBC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사진=JTBC 제공)

     

    크리스마스 밤, 명문 정국고의 학생 이소우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벌어진다.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불분명한데도 경찰은 서둘러 '자살' 결론을 내리고 학교도 '추모식'을 연다. 각자의 입장에서만 충실했던 학교, 언론, 경찰을 본 아이들은 교내 재판을 열어 사건의 수수께끼를 직접 풀려고 한다.

    '화차', '모방범' 등의 작품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솔로몬의 위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라마화된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후속으로 JTBC의 새 금토드라마로 편성됐다.

    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홀에서 '솔로몬의 위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2년 전부터 기획에 나섰다는 강일수 PD는 "편성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JTBC에서 방송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 기존 드라마하고는 좀 다른 내용이라서 과연 이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때마다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다양한 드라마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애정을 가지고 잘 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솔로몬의 위증'에는 아직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젊은 친구들'이 대거 출연한다.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가 '고등학교'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죽음을 맞은 이소우(서영주 분) 죽음의 진상을 파헤치고자 교내 재판을 제안해 검사를 맡은 고서연(김현수 분), 이소우 살해범으로 몰리는 최우혁(백철민 분), 최우혁의 변호를 맡는 한지훈(장동윤 분), 변호인 보조를 맡는 배준영(서지훈 분), 검사 보조를 맡는 이유진(솔빈 분) 등 주요 배역이 고등학생들이다.

    여기에 한지훈의 양아버지이자 정국재단 법무팀장을 맡은 한경문(조재현 분), 서연의 아버지 고상중(안내상 분), 오 형사(심이영 분), 뉴스 어드벤처 박 기자(허정도 분) 등이 극중 '어른들'로 등장하며 아이들과 갈등을 겪는다.

    강 PD는 "후반으로 가면서 특유의 필력과 인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상처 받는 아이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의 희생자, 사회를 너무 빨리 알아버려서 학교를 다니기에 힘든 '마이너한' 아이들에 주목하고 있더라. 재판을 통해서 아이들이 어떤 상처로 얼마나 아파하는지 보여주는 원작자의 시선이 좋았다"면서 "(원작 배경인) 1990년대와 현재 2016년은 다르기 때문에, 한국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실에 포커스 맞춰서 좀 더 라이트하게 각색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강 PD는 주역 대부분을 신인으로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교내 재판이 (드라마 분량) 절반 이상이라서 스케줄이 절대적으로 확보되지 않는 한 제작이 불가능했다"면서 "캐릭터에 맞는 인물을 캐스팅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 "원작자가 하고자 했던 얘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6일 오후 열린 JTBC '솔로몬의 위증' 제작발표회 모습. 왼쪽부터 백철민, 서영주, 장동윤, 강일수 PD, 조재현, 김현수, 서지훈, 솔빈 (사진=JTBC 제공)

     

    '솔로몬의 위증'은 기획의도에서부터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들의 '진실 찾기'라는 주제가 잘 드러나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어른들'과 이에 저항하는 '아이들'의 구도는 얼핏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한다.

    강 PD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원작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아이들이 너무나 힘든 길을 가려고 할 때 아마 90%의 부모들은 못하게 말릴 것이라는 의미에서. 그 말 자체가 세월호의 아픔과 같이 가고 있고, 저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작품을 선택하고 작품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무관하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내 재판이라는 독특한 형식, 법률적 지식도 그리 많지 않은 아이들이 무모한 길을 가는 미스터리적 재미, 각각 인물들이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애정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 PD는 "사람들은 법과 제도라는 시스템에 의존하고, 거기에서 결정하는 모든 것들을 진실로 받아들이는데 아이들은 그보다 '왜 그랬는가' 하며 한 사람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더라. 그런 것들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지 않나 생각한다"며 "촬영한 지 한 달 반 정도 됐는데 그 사이 시국이 너무 급변했다. 처음 드라마 기획할 때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교내 재판을 해 문제의 진실을 찾아간다는 게 설득력 있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학생들이 광장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 원작자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 "10대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

    실제로 17살 고등학생인 김현수는 "저희 드라마 중심 내용이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거다. 10대면 사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런 것에 공감을 많이 하고 (어른들과의 갈등 속에서) 답답함을 표현하는 서연이가 직접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로 인해 '변화'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줄 조재현은 "보통 캐릭터나 드라마의 재미를 봤다면, 이번에는 벌써 이 이야기에 좀 설득당했던 것 같다. 출연을 결심했다기보다 이 이야기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며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는 많이 있지만, 미래의 세대들을 인정하고 변화하며 거기에 동조해 줄 수 있다는 것은 드라마를 뛰어넘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게(태도가) 아닌가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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