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 시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안에 포함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행적'이 막판 변수로 대두됐다.
탄핵안 가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는 야권을 향해 세월호 관련 부분을 사실상 삭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야권은 이런 요구를 일축하면서 탄핵 가결을 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세월호 부분을 제외해달라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에 요구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사진=황영철 의원실 제공)
비상시국회의의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 내에 지금 설득하고 있는 의원 중에서 세월호가 안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찬반 유무가 갈리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사실상 탄핵안에서 세월호 부분을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황 의원은 "이 탄핵안에는 검찰에서 발표한 공소장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명확히 확인된 내용으로 정리돼야 한다"며 "탄핵안 가결이 관철해야 할 소중한 의무라면 지금은 (노력을) 다해야하지 않나. 이 문제를 야당이 숙고해 주길 진심으로 요청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야권은 이런 비박계의 요구를 일축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탄핵안 가결을 위해 거래를 하자는 것인가"라며 "세월호 당일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는데 세월호 7시간을 배자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갈 생각이나 악마와 거래할 생각이 없다"며 "새누리당 비주류 역시 악마의 꾐에 흔들리지 말고 양심에 따라 당당하게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근혜‧최순실게이트의 주역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세월호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한 것은 단 한 줄도 빼서는 안 된다"며 "'세월호 7시간'은 양해는 물론 양해논의의 대상도 아님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어 "소중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7시간 중 90분 간 대통령은 미용사를 부르고 머리를 치장하는 데 썼다는 사실에 온 국민은 경악했다"며 "다시 한 번 우리가 왜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지를 분명히 말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다만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에서 일부 의원이 강력하게 이것(세월호 관련 부분)을 빼지 않으면 탄핵안에 찬성할 수 없다는 숫자가 적지 않다고 해서 고민 중"이라며 "(세월호 부분을 탄핵안에) 넣으면 (탄핵이) 부결될 정도의 사안인지, 가결을 위해 (세월호 부분을) 각론으로 빼야하는 것인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여지를 뒀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7시간 (탄핵안 포함) 문제에 따라 (탄핵 가결에) 상당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상당히 위험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것(탄핵 가결 위험)이 아니면 굳이 (탄핵안에서 세월호 부분 수정을) 고민할 이유가 있겠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다만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건 탄핵 사유는 이것저것을 적시하더라도 탄핵이유에 대한 판단은 헌재재판관의 권한이기 때문에 '세월호 7시간' 문제가 반드시 탄핵사유에 포함돼야하는 것도 아니고, 넣고 빼고 하는 것은 거의 실익 크지 않다고 보는데 비주류가 (탄핵안에 세월호 포함을) 왜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오늘 보도처럼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만진데 대해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는 상황이어서 굳이 이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