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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적은 박근혜? YTN노조 '돌발영상' 깜짝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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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의 적은 박근혜? YTN노조 '돌발영상' 깜짝 부활

    "YTN 경쟁력 회복 위해… 본방송할 날 기다린다"

    지난달 30일 올라온 YTN노조의 '돌발영상' 1편-'돌발 박근혜' (사진='돌발 박근혜' 영상 캡처)

     

    YTN의 '히트상품'이자 뉴스 이면을 보여주는 '영상물'로 사랑받았던 '돌발영상'이 깜짝 부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이하 YTN지부)는 지난달 30일 노조 페이스북 페이지(링크)에 '돌발 박근혜'라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과거 긴박감 넘치는 시그널 음악도, 재치 있는 편집도 그대로였다.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부터 대선 후보 때까지의 '과거'를 대조해 자신의 말을 자신이 반박하는 '아이러니'를 영상에 담았다.

    3차 담화에서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한 구절은, 2012년 대선 후보 토론회 당시 "아유 그렇게 드러난 사실까지 아니라고 하시면 제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로 반박된다.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담화가 나온 후, "그거는 다 신문에도 다 보도된 거를 여기서 아니라고만 해 갖고 될 일은 아니고요"라는 말이 나와 웃음을 자아낸다.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행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였음에도, 뜬금없는 '개헌론'을 주장한 박 대통령의 '현재 상황'은 "또 다시 개헌을 들고 나오면서 온 나라를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이번엔 우리 모두가 정말 정신을 차려서 참 좋은 대통령 한 번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이라는 과거의 자신의 발언에 힘을 잃는다.

    '돌발 박근혜' 중 일부 (사진='돌발 박근혜' 영상 캡처)

     

    또,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현재의 박근혜는 "대통령이 임기 말에 그런 말을 갑자기 꺼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과거의 박근혜로부터 '부정'당한다.

    YTN지부는 '돌발영상'을 통해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 16명을 공개(12월 1일자)하고, 대구 서문시장을 '시찰'하러 온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12월 2일자)를 담았다. 어제(6일)도 청와대가 직접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며 올린 해명자료조차 숙지하지 못하고 국정조사 자리에 나와 있는 참모들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돌발 국정감사' 영상이 올라왔다.

    ◇ "언젠가는 YTN '본방송'에서 해야"

    YTN지부 박진수 지부장은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돌발영상은 YTN이라는 언론의 상징을 넘어, 뉴스의 뒷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비판정신이 함축돼 있었던 보도 제작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이후에 무력화와 폐지에 대한 움직임이 지속돼 왔고 결국 사라졌다"며 "YTN이 다시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경쟁력 있는 보도물과 '공정방송'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노조가 계속해서 ('돌발영상' 부활을) 주장해 왔으나, 사측은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간과하고 무시하기만 했다. 그래서 회사가 만들지 않는 돌발영상을 노조에서 만들고자 한다. 아직 여건도 인력도 완성도도 미흡하지만, 언젠가는 YTN '본방송'을 해야 한다는 것, 현재 YTN을 우려하는 시청자들에 대해서 '여전히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TN지부는 전임자가 그리 많지 않다. 자연히 '돌발영상'에 투입 가능한 인력도 소수일 수밖에 없다. 회사의 지원을 받으면서 공식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조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영상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지부장은 "우리 YTN의 화면이 다 있는데도 그걸 못 쓰고, 본방송에도 못 나간다는 게 더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일주일에 1~2편 정도는 꾸준히 제작, 공개하겠다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현장을 단순히 보여주는 구성보다는, 돌발영상 특유의 함축적 의미를 담아내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3월 7일 방송된 YTN '돌발영상-마이너리티 리포트 편' (사진='돌발영상' 캡처)

     

    '돌발영상' 다음 편은 '국정감사-재벌 총수편'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재계 인사가 대거 출석한 6일자 국정감사 현장을 담을 예정이다.

    2004년 4월 30일, 처음으로 시청자를 만난 YTN '돌발영상'은 '뉴스'에는 담기지 않는 숨은 1cm의 빈틈을 보여주며 한국 정치 및 권력을 비판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 외압에 시달려 왔다. 청와대의 수정 요구로 삭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마이너리티 리포트' 편이 대표적이다. 이 영상은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받는 MB정부 인사 명단 발표 한 시간 전,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미리 해명'에 나서는 내용이었다. 갑작스런 인사발령 등으로 사측에서도 '힘 빼기'에 나서, 결국 '돌발영상'은 배석규 사장 시절인 지난 2013년 11월 끝내 폐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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