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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새 外人 모하메드, 첫 경기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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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K저축은행 새 外人 모하메드, 첫 경기 성적표는?

    'LTE급' 적응력으로 한국무대 연착륙

    OK저축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모하메드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OK저축은행 제공)

     

    OK저축은행의 체면이 말이아니다. 최근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강팀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올 시즌은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농사가 완전 흉작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몰빵배구'를 지워내고 치솟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에 제동을 걸기 위해 트라이아웃을 진행했다. 경기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여자부를 시작으로 도입된 트라이아웃은 1년 뒤 남자부로 확대됐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총 140개의 구슬 가운데 5개만 넣어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그렇게 뽑은 선수가 쿠바 국가대표 롤란도 세페다였다.

    하지만 세페다는 OK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고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세페다가 지난 7월 핀란드에서 열린 월드리그 일정 중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팀 합류가 불발됐다. 결국 OK저축은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마르코 보이치를 대체선수로 발탁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힘들게 데려온 보이치가 경기 중 발목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결국 OK저축은행은 다시 한번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고 지난 6일 모로코 출신의 모하메드 알 하치대디를 긴급 수혈했다.

    그리고 모하메드는 여정의 피로가 채 풀리기도 전에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외국인 선수 흉작으로 신음하던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모하메드의 합류로 걱정을 덜게 됐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모하메드에 대한 테스트는 끝났다. 선발로 출전한다"고 예고했다.

    모하메드가 아직 시차 적응도 마치지 못한 상황이지만 OK저축은행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김 감독은 "파워는 다소 떨어지지만 탄력이 좋고 팔이 길이 타점이 높다"고 모하메드를 평가했다.

    OK저축은행을 상대하는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도 모하메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 감독은 "동영상을 통해 플레이를 확인했다. 따로 알아보니 인성이 좋은 선수라고 들었다"면서 "트라이아웃 당시 염두에 두고 있던 선수가 아니라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과소평가된 선수가 아닌가 싶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모하메드는 김세진 감독의 예고대로 경기 시작을 코트에서 맞이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경기장을 찾아 경기력을 점검할 만큼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런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하메드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확실히 여정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OK저축은행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모하메드에 공격을 집중시켰다. 모하메드는 3연속 백어택을 시도했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파워가 다소 부족해 보였다. 장점인 긴 팔을 앞세워 블로킹 2개를 잡아냈지만 공격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블로킹 득점을 빼면 3득점에 불과했다. 성공률도 18.7%에 그쳤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흉작은 계속될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모하메드는 2세트에서 1세트 때와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모하메드는 2세트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9득점을 쓸어담았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72.7%에 달했다. 세터 이민규의 토스에 빠르게 적응해 부족한 파워를 높은 타점으로 보완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팀에 점점 녹아든 모하메드는 3세트에서도 7득점 성공률 60%로 활약을 이어갔다.

    4세트는 모하메드의 독무대였다. 전위와 후위를 오가며 맹폭을 퍼부었다. 41.6%의 높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무려 9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모하메드의 손을 떠난 공은 여지없이 대한항공의 코트에 내리꽂힌 것이다. 2세트와 마찬가지로 9득점이나 올렸다.

    모하메드는 이날 34득점 공격 성공률 50.8%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한국무대에 연착륙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이 풀세트 접전끝에 리그1위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2-3(18-25 25-17 31-29 25-21 12-15)로 패해 다소 빛이 바랬다. 그래도 모하메드의 존재감은 가짜가 아닌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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