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3세트에서 끝낼 수 있었던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에서 한 세트를 더 경기한 것은 일찌감치 마음을 놓아버린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제가 방정을 떨어서 3세트를 진 것 같아서요…”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3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한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1-3으로 패했던 현대건설은 세 번째 맞대결에서 분명한 승리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비록 ‘대들보’ 양효진은 어깨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외국인 선수 에밀리는 지난 3일 김천 원정 이후 장염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2연승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양철호 감독은 여자부 선두를 달리는 IBK기업은행을 안방에서 꺾어보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현대건설 선수들은 양철호 감독의 바람을 이뤄주기라도 하듯 집중력 있는 경기로 승리를 챙겼다.
원했던 승리지만 아쉬움은 있다.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 22-17로 앞선 상황에서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한 현대건설은 1세트를 더 경기한 끝에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 점이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옥에 티’라고 생각했다.
경기 후 만난 양철호 감독은 “내가 3세트에 22-17로 앞설 때 너무 섣부른 판단을 했다”면서 “내가 방정을 떨어 3세트를 진 것 같아서 4세트에는 자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철호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기대 이상으로 경기가 잘 풀리자 큰 액션으로 기쁨을 표했다. 하지만 4세트 들어 침착하게 경기 흐름을 지켜봤다.
하지만 연승 행진을 3경기까지 이끌어준 선수들에게는 분명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리그 1위 팀을 잡았다는 것은 우리가 자기 실력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한 양철호 감독은 “자신감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교체 선수들이 올라오는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계속되고 있다. 완전체가 된다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