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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박' 원내대표 다음은 친박? 비박? 사활 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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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낀박' 원내대표 다음은 친박? 비박? 사활 건 전쟁

    '친박' 이주영·홍문종 vs '비박' 나경원·김재경 거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하루라도 빨리 국정을 수습하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 친박과 비박 간의 계파갈등이 원색적인 막말과 비방이 동원된 감정싸움으로까지 격화됐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로 인해 오는 16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간 세 대결의 1차전이 될 전망이다.

    ◇ 탄핵 후 서로 '으르렁'…"네가 나가라" 감정 골 격화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 후 처음 열린 1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비박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적반하장, 후안무치라는 비난과 함께 인간 이하의 처신, 패륜, 역린 등 원색적이고 감정적인 단어가 쏟아졌다. 비난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게 집중됐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먹던 밥상 엎어버리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이라고 비난하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을 위해 맞바꾼 배신과 배반, 역린정치의 상징인 사람들"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지도부는 이들에 대한 출당까지 검토중이다.

    이 최고위원을 비롯한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40여명은 전날밤 긴급 심야 회동에서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모임을 구성했다.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회의를 대적할 모임으로, 13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원외인사까지 참여하는 출범식을 열고 비박계와의 본격적인 전면전을 펼 예정이다.

    비박계도 반격에 나섰다. 탄핵안 가결의 캐스팅 보트를 쥐었던 비박계는 가결 직후 친박 핵심 명단을 발표하며 친박계 밀어내기에 열을 올렸다.

    비상시국회의는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이장우·김진태 의원 등 8명을 이른바‘최순실의 남자들'로 규정하고 당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 '원내사령탑'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당권 판가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탄핵을 기점으로 각 계파간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16일 원내대표 선거가 당권의 1차적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데 대해 책임지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는 곧바로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친박계는 탄핵안 표결을 자유투표로 결정한 정 원내대표를 밀어내고, 대신 친박계 인사를 당선시켜 이를 당권 탈환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경선 승리시 폐족 위기에서 기사회생하는 것은 물론, 당권까지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박계도 마찬가지다. 경선에서 비박계 후보가 이기면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던 친박 핵심 세력을 몰아내고 당을 쇄신할 원동력을 갖게 된다.

    오는 16일 경선에서 두 진영 간 사활을 건 '전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벌써부터 각 진영은 후보를 물색하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선 친박계에서는 4선의 홍문종 의원과 5선의 이주영 의원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이 의원은 경선 참여에 매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경선에서 낙선하고, 원내대표 경선에만 네 번 도전한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 34명에게 사발통문을 돌려 당 수습책을 논의하는 긴급 모임을 가졌다. 그는 "경선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참여는 어렵다"며 일단 고사했다.

    비박계에서는 4선의 나경원, 김재경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나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나선 바 있다. 나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 만큼 심사숙고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 도로 '낀박'? 중앙선 정치 정진석 재신임 가능성도

    사퇴한 정진석 원내대표를 재신임할 가능성도 있다. 계파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각 진영의 후보로 선거를 치르게 되면 분당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비상시국회의 12일 회의에서도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가 중간 지대에서 당을 이끄는 균형추 역할을 잘 수행했다"며 재신임에 뜻을 모았다. '낀박'으로 양 계파 사이에서 비교적 균형잡힌 역할을 잘 했다는 평가도 재신임에 한몫을 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13일 열리는 비상시국회의에서 정 원내대표 재신임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원내대표 경선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6일 경선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현재로선 어느 진영이 당권을 거머쥘 지 예측이 어렵다. 친박계가 비박계에 비해 수적 우위에 있긴 하지만 탄핵 이후 당내 권력 지형도가 비박계로 쏠리고 있는데다 중도층 성향의 의원들도 3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일한 보수 정당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당을 뛰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상대 계파를 밀어내기 위해서라도 당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싸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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