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745만 촛불혁명, 화려한 무대 뒤 그들이 있었기에

사회 일반

    745만 촛불혁명, 화려한 무대 뒤 그들이 있었기에

    평화촛불 배후세력은 결국 국민

    광화문 뒤덮은 촛불 인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비선실세의 국정개입과 대통령의 무능함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연인원 745만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52만 명)이 지난 7주간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러한 촛불민심은 대통령에게 사퇴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했고, 국회로 하여금 끝내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게 하면서 '혁명'에 비견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비폭력·평화시위'가 이어지면서 외신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는 화려한 무대 뒤를 묵묵히 지킨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촛불집회는 무슨 돈으로 개최될까?

    목걸이 귀걸이가 담긴 한 통의 편지 (사진=집회를 주최한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연합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제공)

     

    "하루빨리 상식이 통하는 사회, 국민의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촛불을 듭니다. 현금으로 바꾸셔서 촛불 진행비에 보태시기 바랍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5차 집회가 끝나고 기부금 모금함을 열어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김현식 사무국장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시민이 모금함에 정성스레 쓴 편지와 함께 보석이 달린 귀걸이와 목걸이 등을 넣어둔 것.

    김 사무국장은 "이런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씩 모여 매주 수십만 수백만의 촛불이 준비된 것"이라며 "위대한 민심을 확인하며 매번 감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회에서 사용된 특설무대나 방송장비를 1회 설치하는 데 필요한 돈은 대략 2억 원 정도. 이 비용은 모두 이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기부금으로 충당됐다.

    퇴진행동은 현장모금이나 계좌이체 후원으로 들어온 기부금을 이용해 특설무대나 방송장비 등을 설치하고 있다.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이 일시에 촛불을 껐다 켜는 '소등 퍼포먼스'나 '촛불 파도타기' 등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될 수 있던 건 무대에 선 사회자가 안내한 목소리가 방송장비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경찰 차벽에 꽃 스티커를 붙이는 시민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평화촛불의 주역들

    반듯하게 설치된 경찰 차벽에 청와대 방향 행진을 차단당한 상당수 시민의 상실감은 '꽃벽' 덕에 누그러졌다.

    지난달 19일 4차 집회부터 등장한 색색의 꽃 모양 스티커는 이강훈 작가와 크라운드펀딩 예술단체 '세븐픽처스'가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의경들의 격무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집회 끝 무렵 스티커를 떼고 나서자 이들은 5차 집회부터 '쉽게 떼지는' 스티커를 만들기도 했다.

    이강훈 작가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꽃벽 퍼포먼스에 대해 "평화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저항"이라며 "금지의 언어들을 조금씩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찰과 얼굴을 맞댄 행진 선두의 경우 일부 감정이 격해진 이들에게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돌발행동이 나오기 쉽다.

    하지만 7차례 집회에서 하늘색 조끼를 입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인권침해감시단원들은 최전선에서 시민-경찰 혹은 참가자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도왔다.

    '의경은 박근혜의 방패가 아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타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역시 평화적 행진을 이어가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든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합동작전

    100만 명이 모이는 집회가 큰 사고 없이 연이어 마무리될 수 있던 비결은 관련기관과 단체, 봉사자 간의 보이지 않는 손길 덕이었다.

    서울시는 환기구나 지하철 출입구 등에 사람이 몰릴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매번 안전요원 500여 명을 동원해 대비하고 있다.

    연인원 1천 명 이상의 소방공무원들도 현장의 숨은 공신들이었다. 이들은 구급차와 소방차 등을 타고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동 로터리)나 광화문광장 주변에 배치돼 있었다.

    매 집회에서 2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화장실이나 지하철역 등을 안내했다.

    4차·6차 집회에서 봉사했던 반준호(20) 씨는 "정치적 성향을 떠나 서울시민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면 불편사항이 있을 것 같았다"며 "이렇게라도 도움드릴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동 5건, 지적장애인 2건 등 최근 촛불집회에서 접수한 총 15건의 실종 신고에 대해, 모두 실종자를 찾아 보호자 또는 지인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