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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앞 촛불 "방해되니 자제" vs "국민 소리인데"

사회 일반

    헌재 앞 촛불 "방해되니 자제" vs "국민 소리인데"

     

    <노희범 변호사="" (전="" 헌재="" 헌법연구관)="">
    - 헌재 앞 시위, 재판관엔 물리적·심리적 압박
    - 신속 재판 중요하지만 공정성 놓칠까 우려

    <권영국 변호사=""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 길어야 20분, 헌재 반응 이해 안 돼
    - 권력 눈치보던 헌재, 제 발 저린 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희범(변호사, 전 헌재 헌법연구관), 권영국(변호사,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법률팀장)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공, 아시다시피 이제 헌법재판소로 넘어가 있죠. 그런데 그제 헌재가 청사 주변의 집회시위에 따른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헌재 주변에서는 촛불집회 좀 못하게 해 달라, 재판하는 데 방해된다 이런 겁니다. 실제로 이번 주말에도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그 일정을 보면 광화문 광장에서 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하는 일정이 포함돼 있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이 문제 한번 생각해 보죠. 헌재 앞 촛불시위, 민의의 전달인가 아니면 재판 방해인가. 들으시면서 문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노희범 변호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노희범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노희범> 안녕하세요.

    ◇ 김현정> 노 변호사께서도 헌법재판소의 헌법연구관으로 근무를 하셨다고요?

    ◆ 노희범>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언제 하셨습니까?

    ◆ 노희범> 1998년도부터 지난해까지 근무를 했고요.

    ◇ 김현정> 지난해까지? 오래 근무하셨으니까 헌재의 돌아가는 모든 것들 다 파악하고 계시겠네요?

    ◆ 노희범> 어느 정도 익숙한 측면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헌법재판소 앞에 촛불집회 시위는 좀 우려스럽다 이런 입장이시라고요?

    ◆ 노희범> 네, 바람직하지 않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신속한 결정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노희범> 신속한 결정을 위해서 재판관들이 연구관들이 심리나 조사에 집중을 해야 되는데 아무래도 소음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오히려 심리에 집중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신속한 결정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심리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 그렇게 방해가 될 정도로 소음이 안에서 심하게 들립니까?

    ◆ 노희범> 헌법재판소는 청와대나 국회와 달리 경내가 굉장히 좁습니다. 그래서 정문에서 재판관들의 사무실까지, 방까지는 불과 10여 미터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헌법재판소 정문 앞이나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나 집회를 하는 경우에는 집회로 인한 소리가 다 들리기 때문에 실제 방해를 많이 받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런데 이게 단순히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 정도의 문제를 넘어서 재판 내용에도 집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우려도 있으시다고요?

    ◆ 노희범> (헌재 앞 시위는 재판관들에게) 심리적으로 압박을 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게 국민들이 원하는 신속한 재판, 신속한 결정에 대한 압박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있을 텐데요. 잘 아시지만 재판이라는 것은 신속과 공정이라는 큰 두 가지 이념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속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공정성을 놓치게 되고요. 공정성을 강조하다 보면 신속한 결정이 어렵게 됩니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관들이 탄핵 심판의 중대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결정을 하려고 할 테지만,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고 또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되면 재판의 공정성이 훼손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헌재 앞 시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런데 그 앞에서 촛불집회를 원하는 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헌법기관에서 당연히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 무슨 24시간 일주일 내내 집회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주말에 그거 잠깐 하겠다는 건데, 그것도 무슨 폭력시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촛불 들고 시위하는 건데, 그 절박함을 재판관들이 생생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 노희범> 국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리고 재판관들도 국민들의 목소리 결코 모르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모르지 않는다?

    ◆ 노희범> 재판관들도 결코 국민들로 하여금 집회나 시위를 하지 말라 그런 요구를 하지 말라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신속한 결정이나 공정한 재판에 방해되는 요소는 안 해 주는 것이 좋지 않느냐 그런 차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김현정> 절박함을 모르는 건 아니고 절박함 외면하겠다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 그러면 100m, 100m 정도면 괜찮겠습니까, 100m 넘어서만 하면?

    ◆ 노희범> 법에 규정이 돼 있고요.

    ◇ 김현정> 100m니까. 그거는 좀 지켜달라?

    ◆ 노희범> 헌법재판소가 결국은 국민의 집회 시위 자유를 보장하는 기관인데요. 그런 정도는 헌재 재판관들로서도 이해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변호사님. 2003년에 제가 헌재 판결 하나를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주한 외교기관이 위치한 지점 100m 이내에서는 집회, 시위를 금지해놨죠. 금지해 놨는데 이걸 위헌으로 내린 결정이 하나 있더군요. 그때 이유가 뭐냐하면 '공공의 안녕, 질서에 명백한 위협이 없는 한 집회 장소는 자유롭게 결정해야만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다'. 왜냐하면 집회 장소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보장해 줘야 된다, 헌재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적이 있던데 똑같이 적용시켜본다면 이번에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노희범> 당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 맞고요. 그 결정은 정당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때 연구관이셨으니까 기억을 하시는군요, 노희범 변호사님도?

    ◆ 노희범> 네,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정부에 대한 항의를 하는 집회에 있어서 대사관 앞이니까 못한다 그러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고요. 대사관이 업무에 방해될 정도로 집회를 한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금지될 수 있다는 게 취지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번 헌재 건과는 좀 다르다 이 말씀이시군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법연구관 하신 거잖아요, 노 변호사님. 그렇죠?

    ◆ 노희범> 네.

    ◇ 김현정> 그래서 여쭙습니다. 그 당시에도 헌재 앞에서 무슨 집회시위 같은 게 있었나요?

    ◆ 노희범> 네, 그 당시에도 집회 시위가 있었습니다. 1인시위라든가 기자회견이라든가 이런 형태의 시위는 많이 있었고요. 다만 이번과 같이 대규모의 촛불행진이라든가 이런 것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 정도는 당연히 국민들이나 단체 입장에서 헌법재판소에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어떤 수단으로써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리하자면 100m 밖에서 해 달라. 절박함을 모르는 게 아니고 외면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100m는 지켜달라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군요.

    ◆ 노희범> 헌법재판소는 그런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하는 그런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노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노희범> 감사합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헌법재판소의 헌법연구관을 지난해까지 지내셨던 분이세요. 노희범 변호사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번에는 ‘아니 무슨 소리냐. 헌재 앞에서 촛불집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입장 들어보죠. 촛불집회 주최 측입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법률팀장이세요. 권영국 변호사 연결을 해 보죠. 권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권영국>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내일이 또 토요일인데 내일도 촛불이 헌재 앞으로 갑니까?

    ◆ 권영국> 당연히 지금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로 이관돼 있기 때문에 집회 행진 경로의 한 부분으로 잡혀있습니다.

    ◇ 김현정> 한 부분으로 잡혀 있군요. 그런데 지금 헌재 측에서는 이 집회가 재판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소음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집중해서 처리해야 되는 업무에 방해가 된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영국> 헌법재판소가 혹시 제 발 저린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김현정> 제 발이 저리다고요? 무슨 말씀이신가요?

    ◆ 권영국> 네. 왜냐하면 지금 행진을 하는 게 무슨 일주일 내내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번 주말에 집회를 마치고 전체적으로 행진을 할 때 거기를 경유해서 가겠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거기에 머물러서 거기에서만 계속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거쳐서 간다 이 말씀이세요, 경로상?

    ◆ 권영국> 네. 거기 체류하는 시간이 한 20분 정도 길어도 20분 정도로 잡고 있을 텐데요. 지금 헌재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게 전 국민적인, 우리 역사적으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지 않습니까. 그럼 당연히 국민들이 헌법재판소에 대해서 자기가 어떤 요구를 할 수도 있고 또 자기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려주고 싶은 그런 희망이 있을 텐데 잠시 들러서 국민들의 절박한 그런 심정들을 거기에 잠시 들려주고 가겠다는 것이 이걸 가지고 헌재가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는다는 것은.

    ◇ 김현정> 이해할 수가 없다?

    ◆ 권영국> 특히나 헌법재판소라는 게 87년도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탄생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헌재는 사실 집회시위에 의해서 탄생한 거나 다름 없는 곳이에요. 그런데 자신을 탄생시켰던 집회시위에 대해서 그것이 소음이다, 그것이 재판에 방해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대단히 위험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한다? 소음도 소음이지만 물리적인 것도 그렇지만, 심리적인 압박도 있다. 공정하게 재판을 해야 되는데 그 앞에서 시위하고 어떻게 판결해 달라 신속하게 해 달라 이런 걸 요구하게 되면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압박이 된다는 거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영국> 아니, 지금 현재 국정공백이나 혼란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심리와 재판이 필요하다. 그건 누구나 다 공감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헌재는 그거 모르는 바 아니다, 신속하게 해야 되는 것도 우리가 알고 국민들이 절박하게 생각하시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으니 촛불이 굳이 안 와도 우리 압니다 이거거든요?

    ◆ 권영국> 아니, 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국민들이 촉구하는 건 왜 안 되는 건지 그거는 이해가 또 안 되는 것이고요. 아까 얘기를 듣다 보니 공정성에 해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불공정하게 심판을 하라 이렇게 얘기하는 국민이 그동안 있었습니까? 적어도 독립적인 위치에서 헌법과 법률 그리고 재판관의 정말 양심에 따라서 범죄행위 또 헌법유린 행위에 대해서 올바르게 판단하라고 얘기를 했지 그것을 불공정하게 누구에게 유리하게 해라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건 아니다? 이번 주말에 촛불집회 측 그러니까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측만이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맞불시위를 그 앞에서 한답니다. 그럼 이것도 허용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권영국> 저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자기가 주장할 수 있는 건 주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그것이 누가 정의의 편에 서 있고 또 실제로 헌법을 제대로 준수할 수 있는지 또는 우리 헌정질서를 제대로 회복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그건 매우 올바른 양심에 따라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걸 가지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라고 보고요.

    다만 헌재가 자꾸만 주변에 대해서 소음이 우려된다 이렇게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은 그동안 헌재가 사실 국민의 기본권 또는 국민의 편에 서서 제대로 판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권력의 눈치나 또는 권력에 순종해서 그런 잘못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경계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제 발 저린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청취자 문자 많이 들어옵니다. 2632님 '이게 무슨 수능도 아니고 집중 요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 정도를 방해된다고 하시는지요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4343님은 '탄핵이 가결된 만큼 이제 국민들도 냉정해져야 될 시기인 것 같다. 재판에 방해가 된다고 하면 굳이 가지 말자. 그게 오히려 더 지혜로운 걸 수 있다' 이런 문자도 들어오고요. 그런가 하면 김사라님 외에 여러 분이 아이디어를 하나 주셨어요. '헌재 앞에 가기는 가되 침묵의 촛불시위 어떻겠느냐.' 침묵시위. 이거 고려 가능합니까?

    ◆ 권영국> 아닙니다. 거기에 행진을 해 가는데 20분이나 굉장히 짧은 시간 경과해 가지 않습니까? 그것도 일주일에 길어봐야 1시간 내외일 텐데 그거는 사실 헌법재판관님들도 충분히 그때 스스로를 한번 제대로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 20분인데 그 시간은 업무 내려놓으시고 성찰을 좀 해달라?

    ◆ 권영국> 우리나라 헌법질서가 파괴되고 이걸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리고 국민들은 오히려 헌법 제정 권력자입니다. 헌법 제정 권력자들에게 이 헌법의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이야기하지 말아달라? 우리가 시끄러우니까. 이건 정말 달리 얘기하면 주인에 대해서 다시 또 무례를 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양측의 의견을 여러분이 충분히 듣고 지금 판단하고 계시는데 제가 언뜻 문자 올라오는 것만 봐도 좀 팽팽해요. 이거에 대해서 팽팽하네요. 잠시 후에 정리를 해 드리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찬성하는 쪽의 입장까지 들었습니다. 권영국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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