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재난시 교육 시설 피해 복구를 위해 학교의 회비로 조성된 공제회 기금을 개인적으로 대출해주고 뒷돈을 받아챙긴 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장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장 이 모(67)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공제회 기금을 마음대로 운용하며 대출 대가로 뒷돈을 챙기는 등 7차례에 걸쳐 모두 1억 4500만 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교육시설재난공제회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교육 시설의 신속한 피해 복구와 재난 예방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사단법인이다.
기금은 국공립·사립학교 등의 공제회비로 만들어진다.
이 공제회 기금은 원래는 채권 예금 등 안정적으로 운영됐지만 이 씨가 취임한 후부터는 일반 사기업을 상대로 대출이 이뤄졌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씨는 13년 8월 대출업체를 운영하는 지인 김 모(45) 씨로부터 '복합건물 개발 사업'과 관련해 A 회사에 돈을 대출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청탁을 받은 후 이 씨는 회사의 사업성이나 담보가치 등은 따져보지도 않고 공제회 기금 35억 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원래 담당 부서인 자산운용부가 아닌 미래전략팀으로 주무부서까지 변경하며 대출을 해 줬다.
검찰은 이 씨가 대출이 부적정하다는 공제회의 감사 의견도 무시하고 대출을 강행했다고 봤다.
이처럼 이 씨가 공제회 기금을 대출해주고 그 대가로 받아챙긴 액수는 약 1억 5000만 원.
이 씨는 이같은 범죄 사실을 숨기기 위해 돈을 바로 받지 않고 운전기사의 계좌로 보내도록 한 뒤 운전기사에게 현금을 받는 식으로 자금 세탁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렇게 대출을 해주고 돈을 받아챙긴 사례는 이 전 회장이 있을 때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씨에게 대출을 해 달라며 접근한 대출 소개인 김 모(45) 씨와 대출업체 운영자 김 모(56) 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공적 기금의 운용 실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