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조사특위가 16일 오후 청와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대통령경호실이 군사비밀을 빌미로 국정조사를 거부함에 따라, 경내 진입까지는 하지 못하고 연풍문에 마련된 별도 회의실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특위 여야 의원들은 오후 3시20분쯤 새누리당 소속 김성태 특위위원장을 시작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핵심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의 박근혜 대통령 행적이다.
의원들은 최순실·차은택·김상만·김영재·박채윤 등 '보안손님'의 관저·부속실 출입기록, 세월호 참사 관련 상황보고서 등 기록, 청와대 경호수칙 관련자료를 제출 요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흥렬 경호실장을 상대로 질의한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아울러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머리손질을 한 송씨 자매를 현장으로 출석시켜 당일 행적을 질의했다. 청문회에 불출석한 이영선·윤전추 행정관도 현장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경호실 측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며 현장조사를 극렬 거부해왔다. 결국 이날 조사가 절충된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속기사는 조사장에서 배제당했다.
국조특위 김 위원장은 조사 개시 전 기자들을 만나 "관저 확인을 위한 현장조사는 경호실에서 완강하게 반대한다"며 "계속 이렇게 방해하면 청와대를 상대로 추가 청문회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속기사 배제 상황 등을 들어 "경호실이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취재진 접근이 경호실에 의해 저지당하자 박 의원은 "취재를 허용하라. 이런 식의 국정조사는 의미가 없다"면서 경호실에 항의하기도 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비선실세는 밤낮으로 마음껏 드나든 이곳을 국정조사 위원들이나 언론에게는 가로막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호실은 이날 춘추관 앞부터 분수대 앞까지 청와대 남단 보도를 전면 통제했다. 청와대 출입기자의 진입까지 가로막으면서 '언론 통제'라고 비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