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성모의 집 이전 관련 예산 심사가 진행된 대전 동구의회에 찬반 양측이 모여 예산 통과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기자)
대전 보문중·고등학교 옆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학교 측과 갈등을 빚은 노인무료급식시설 '성모의 집'이 결국 학교 옆 이전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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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의 집 운영을 맡고 있는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 측은 당초 이전 예정지 대신 다른 장소를 찾기로 보문중·고 측과 합의했다.
대신 보문중·고는 성모의 집 이전 신축을 위한 예산 통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요청 시 당초 이전 예정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대전 동구의회는 16일 열린 제224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양 측의 이 같은 합의 내용을 토대로 성모의 집 이전 신축 예산 9억7000만 원을 통과시켰다.
보문중·고 측은 노인무료급식시설이 들어오면 교육환경이 훼손되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시설의 이전 신축 예산 편성을 거세게 반대해왔다.
양측이 타협안을 찾으면서 갈등이 봉합된 듯 보이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동구의회는 학교 측 눈치보기식 의사결정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에서 찬성 4명, 반대 2명으로 예산 통과 쪽에 더 많은 표가 나왔음에도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이어진 지난 15일 회의에서는 관련 예산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보문고는 학교 옆 이전 신축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에 고3 학생들을 동원해 물의를 빚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대전시교육청에 보문고 교장에 대한 문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을 정치적 시위 현장에 동원한 것은 그 어떤 말로도 해명이 안 된다"며 "이러고도 교육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제공하는 노인무료급식시설을 교육환경을 훼손하는 곳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성모의 집 이전 찬반 논란과 관련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노인무료급식소는 기피시설이나 혐오시설이 아닌 꼭 필요한 복지시설"이라며 "학생들은 급식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어르신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는 모습을 기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