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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 통 없다"…'탄핵 정국'에 유탄 맞은 소외 이웃들

사회 일반

    "전화 한 통 없다"…'탄핵 정국'에 유탄 맞은 소외 이웃들

    • 2016-12-18 06:00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들이닥친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의 한 복지시설.

    이곳에는 12명의 지체장애인들이 있다. 몸안의 작은 열량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잔뜩 움츠러든 모습. 그저 몇몇은 누워서 창밖을, 몇몇은 앉아서 TV 화면을 바라볼 뿐이다.

    그래도 연말이면 추운 날씨 '덕분'에 받는 온정의 손길이라고 해야 하나. 연례 행사처럼 이어지는 후원 행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에 그나마도 며칠은 웃을 수 있었건만.

    올해 겨울은 무심도 하다.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없다.

    시설 관계자는 "올해는 배춧값까지 비싸서 김장김치가 예년의 절반도 안들어 왔다"며 "후원금은 물론 생필품도 들어오지 않아 빨래할 세제도 다 떨어질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혼란한 정국까지 겹치면서 연말,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온정마저 꽁꽁 얼어붙었다.

    연말연시 목표 모금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지난달 21일 설치 이후 집계 18일차 현재, 수은주는 17.8도(638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43.3도(1,484억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료사진= 황진환 기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개인과 기업기부 모두 분위기가 저하가 돼 있다"며 "특히 개인기부의 경우 심리적인 요인이 큰데 사회적 현안에 너무 집중돼 있다 보니까 나눔이나 기부 행위에 소홀해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저소득층과 쪽방촌 등에 연탄을 기부하는 '연탄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탄 은행의 올해 기부실적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매년 평균 450만 장의 연탄을 확보했는데 현재까지 확보된 연탄은 300만 장, 150만 장이나 부족한 형편이다.

    후원이 부족하다보니 매일 150개씩 전달되는 양을 120개로 줄였지만 내년을 바라보기에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몇몇 대기업들이 어려운 사정을 알고 예년에 비해 지원 시기를 앞당기면서 가까스로 초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으로 인한 오해와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줄었다"며 "지난해만해도 직원 다섯 명이 하루 종일 전화를 들고 있어야 했는데, 요즘은 열 통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국정혼란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밥상공동체 허기복 대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을 돌아보는 데 소홀해지기 쉽다"며 "그럴 수록 사회적으로 따뜻한 모습을 만들어가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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