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의원 트위터 캡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이후 대북 비선을 통해 김 전 위원장에게 전달된 편지를 단독 입수했다고, 주간경향이 보도됐다.
주간경향은 지난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로 활동했던 유럽코리아 재단의 활동 상황과 문서, 사진, 동영상 등 수천개의 파일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입수했는데 여기에서 문제의 편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라고 시작하는 이 편지는 지난 2005년 7월 13일에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이었다.
같은 하드디스크에서는 이 편지의 미완성 초안도 발견됐는데 여기에는 편지의 서두 부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쁘신 일정 속에서도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2002년(주체91년) 위원장님을 뵙고 말씀을 나눈 지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북측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라고 적혀있다.
박 대통령은 편지에서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며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주간경향은 이 편지가 재중동포 강향진이라는 의문의 여성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다며, 유럽코리아 재단 외에 별도의 대북 라인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같은 편지 내용이 알려지자 정청래 전 의원은 "김정일에게 굽신거리며 아첨을 다 떨고 주체 91년을 써서 북한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한것 아닌가? 통일부 허락없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면 국보법 간첩죄에 해당한다"며 "이적행위로도 처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