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겠다며 입장을 급선회한 것은 야당과의 협치없이는 원만한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까지도 "대정부 질문에 직접 답변하라는 국회의 요청에 대해서는 대국회·대국민 소통 강화란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전례가 없다는 점,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국회에 이를 인정해달라고 요청드려왔다"면서 불가 입장을 시사했다.
하지만 몇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입장문을 내고 "국회 출석 문제로 마치 입법부와 갈등을 초래한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조속한 국정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출석을 결정한 것이다.
야당은 그동안 황 권한대행의 출석을 연일 압박하며 '박근혜 아바타' '대통령 행세말라'는 말로 맹공을 퍼부었다.
황 권한대행도 이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인데다 국가안보 위협 등 촌각을 다투는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팽팽히 맞서왔다.
하지만 촛불집회에서 '황교안 퇴진' 주장도 나오며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야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 비쳐지는 것이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도 야권의 도움없이는 국정운영이 힘든 상황이란 점도 입장 선회에 한 몫했다.
국정 주도권을 쥔 야권과 대정부질문 참석 여부에서부터 틀어지면 앞으로 국정운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아직도 내분이 채 가라앉지 않아 '내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정부를 지원해주기는 힘들다는 점도 황 권한대행의 생각 변화에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자신의 출석 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야는 황 권한대행이 대정부질문에 하루만 참석할지 혹은 실제 답변을 부총리가 해도 될지 등 여러가지 선택지를 두고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