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안으로는 관찰되지 않는 압인선(壓引線:사물의 외곽선을 그린 자국) 존재.
위작 논란을 빚어온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해 검찰이 진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미인도의 제작 기법이 천경자 화백의 양식과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진품이라는 결론지었다.
안목 감정은 물론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미술계 자문을 종합한 결과 천경자 화백 특유의 작품 제작 방법이 미인도에 그대로 구현됐다는 것이다.
여러차례 두텁게 덧칠 작업을 하고 희귀하고 값비싼 석채 안료를 사용한 점도 위작자의 통상적인 제작 방법과는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사에서 미인도의 원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씨가 "미인도가 가짜임에도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며 고소·고발한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을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 1명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의 진품 결론에 대해 천 화백의 유족측은 "너무 황당하다"며 추가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술계 반응도 찬반으로 엇갈렸다.
정준모 전 학예실장은 "저는 진품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 결론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진위 문제에서 벗어나 천선생 작품 세계의 진면목과 예술적 성과만 놓고 봐야 한다. 진위 논란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인도의 위작 주장을 한 감정학박사 이동천 씨는 검찰에 진품 결론에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 땅에 미술감정학이 뿌리내리기 힘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7월 발간한 <미술품 감정비책="">에서 인중 표현 방식이 다른 점 등을 들어 "비록 모니터로만 봤으나 미인도는 가짜임이 확실하다"고 밝힌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인도를 일반인들에게 공개 전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승연 홍보관은 "소장품이라 작품 공개여부는 유족의 동의와 상관 없이 미술관이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인도가 25년 논란 끝에 검찰에 의해 진품으로 결론 났지만, 여전히 논란이 불씨를 안은 채 대중들의 안목 감정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된 천 화백의 작품 중 미인도와 비슷한 시기의 작품들을 같이 공개하면 대중들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품>